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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고보다 해결'…정덕영 양주시장, 공직사회 일하는 방식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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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고보다 해결'…정덕영 양주시장, 공직사회 일하는 방식 바꾼다

민선 9기 행정혁신 시동…간부회의 월 2회→1회로 줄이고 현안 토론 강화
1장 요약자료·부서 간 협업·회의 사후관리 도입…수직적 조직문화도 개선
주요 업무회의 공개 추진…행정 효율 높여 시민 체감형 정책으로 연결
행정의 경쟁력이 정책의 숫자가 아닌 '실행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해도 복잡한 보고 절차와 부서 간 칸막이, 반복되는 회의에 행정력이 소모된다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까지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주시가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이러한 공직사회의 오래된 업무 관행을 손보는 행정혁신에 나섰다. 보고를 위한 문서를 줄이고 회의는 현안 해결에 집중하며, 부서 간 경계를 넘어 협업하는 조직으로 행정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덕영 양주시장이 내건 민선 9기 비전 '시민주권 대전환, 경기북부 중심 양주'를 행정 내부에서부터 구체화하는 작업인 셈이다.

정덕영 양주시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양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정덕영 양주시장(가운데)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양주시

회의부터 바꾼다…'보고' 줄이고 '해결'에 집중


변화의 출발점은 회의 체계다. 시는 기존 월 2회 열었던 전체 간부회의를 월 1회로 줄이고, 매주 목요일 시장과 부시장이 교대로 주재했던 티타임을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실국소장 회의'로 개편했다.

단순히 회의 횟수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두지는 않았다. 회의에 투입되는 행정력을 줄이는 대신 한 번의 회의에서 실제 현안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전체 간부회의에서는 각 부서가 준비한 현안을 부서장이 차례로 보고하고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반복적으로 자료를 취합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고, 정작 여러 부서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현안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웠다.

민선 9기에서는 이를 '문제해결형 토론 회의'로 전환한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이나 여러 부서의 협업이 필요한 과제를 중심으로 안건을 선정하고, 간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면서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다.

회의의 무게중심을 '무엇을 했는지 보고하는 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결정하는 자리'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정덕영 양주시장이 간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양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정덕영 양주시장이 간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양주시


보고서도 '다이어트'…핵심은 한 장에


회의 방식이 달라지면서 보고자료 작성 방식도 바뀐다.

시는 실국소별 주요 현안을 다룰 때 장문의 서술형 자료 대신 핵심 내용을 담은 1장짜리 요약자료를 활용하도록 했다. 복잡한 사안은 데이터 변화와 핵심 쟁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그래프 등 시각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공직사회에서 보고자료 작성은 상당한 행정력이 투입되는 업무 중 하나다. 정책 내용 자체보다 문구와 형식, 배치 등을 반복적으로 수정하다 보면 정작 현장 확인이나 정책 설계에 투입해야 할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시는 불필요한 문서 작업을 덜어내 직원들이 정책 기획과 현장 대응, 시민 서비스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보고서 없는 회의'가 지향하는 목표도 문서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보고를 위한 행정에서 실행을 위한 행정으로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부서 칸막이 허문다…현안은 '양주시의 일'


복잡해진 도시 행정에서 하나의 부서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갈수록 줄고 있다. 교통과 도시개발, 복지와 보건, 지역경제와 일자리처럼 여러 부서의 판단과 협력이 동시에 필요한 현안이 늘고 있어서다.

시는 이에 맞춰 회의에서도 부서 간 경계를 낮춘다. 실국소장들은 자신의 소관 업무가 아니더라도 시정 발전에 필요한 의견이나 대안이 있다면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다. 여러 부서의 이해관계가 얽힌 현안도 회의 테이블에 올려 즉시 논의하고 조정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업무의 책임 소재를 놓고 부서 사이를 오가는 이른바 '행정 핑퐁'을 줄이고, 개별 부서가 아닌 양주시 전체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겠다는 취지다.

특히 도시개발과 교통, 기업 유치, 복지 등 부서 간 연계가 중요한 정책에서는 이 같은 협업 구조가 정책 결정 속도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정덕영 양주시장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양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정덕영 양주시장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양주시


회의에서 결정하면 실행까지…사후관리 강화


회의 운영의 또 다른 변화는 '결정 이후'에 있다.

좋은 대책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행정 변화로 평가하기 어렵다. 양주시는 회의에서 결정된 과제의 추진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담당 부서와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지연되거나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은 다시 논의해 해결책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회의에서 나온 결론이 단순한 지시사항으로 남지 않고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책임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닫힌 회의실도 연다…주요 업무회의 공개 추진


행정혁신은 업무 효율화뿐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도 이어진다.

시는 주요 시정 현안을 다루는 업무회의를 청내 방송과 온라인 시스템 등을 통해 실시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책의 최종 결과뿐 아니라 어떤 문제를 놓고 어떤 논의를 거쳐 결론에 이르는지 정책 결정 과정까지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통해 직원들의 시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간부만 바뀌어선 한계…실무자 목소리 위로 올린다


조직문화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시는 간부 중심의 일방적인 지시 체계에서 벗어나 실무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직원과의 대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겪는 불편과 행정절차의 문제점,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을 자유롭게 제안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실무자의 제안 가운데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시정과 조직 운영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회의를 줄이고 보고서를 간소화하는 것만으로는 조직문화가 바뀌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무자의 목소리가 위로 전달되고 간부와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구조까지 만들어야 행정혁신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덕영표 행정혁신, 결국 시민 체감이 성패 가른다


시가 추진하는 변화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거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회의
횟수를 줄이고, 보고서를 간소화하고, 부서 간 벽을 낮추고, 직원들의 의견을 정책 결정 과정에 끌어올리는 등 기존 행정 시스템의 비효율을 걷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성패를 가를 기준은 분명하다. 공무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그만큼 확보된 시간과 행정력이 현장 대응과 정책 실행으로 이어져 시민이 실제 행정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민선 9기 초반부터 행정 내부의 '일하는 방식'을 손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직 내부의 변화가 정책 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고 다시 시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양주시가 그리고 있는 행정혁신의 방향이다.

정덕영 양주시장은 "행정에서 격식과 형식을 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불필요한 절차를 걷어내야 비로소 시민의 목소리가 온전히 보이기 시작한다"며 "공직자가 보고서 작성보다 현장을 한 번 더 찾고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때 시민이 체감하는 진정한 행정혁신이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