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논란·공사대금 갈등에 인허가 관련 의혹까지…준공 문턱서 사업 제동
지역 하도급업체 피해 확산 우려…울릉군 건축행정·관광 투자 신뢰 ‘시험대’
지역 하도급업체 피해 확산 우려…울릉군 건축행정·관광 투자 신뢰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단순한 민간 건축사업의 공사 차질을 넘어 용적률 문제와 공사대금 분쟁, 시행·시공사 간 갈등에 이어 인허가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과 관련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업 전반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특히 울릉공항 개항 이후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숙박시설 확충이 주요 과제로 꼽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호텔 사업이 준공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지역 관광산업과 투자 환경에 미칠 후폭풍도 주목된다.
라마다 울릉은 대지면적 3102㎡, 연면적 1만2070㎡에 지상 15층 규모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객실은 13평형 253실과 26평형 8실 등 모두 261실이다.
그러나 준공을 앞둔 사업에 용적률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핵심은 실제 건축물이 당초 허가된 내용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공사 과정에서 변경이 있었다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다.
대형 건축사업은 설계와 건축허가, 착공, 공사 과정의 설계변경과 감리, 사용승인 등 여러 단계의 행정·기술적 검증을 거친다. 때문에 준공을 앞둔 시점에서 중대한 건축 기준 문제가 드러났다면 단순히 특정 사업자의 책임만 따질 것이 아니라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왜 사전에 걸러지지 않았는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계 자체에서 문제가 비롯됐는지, 시공 과정에서 허가 내용과 다른 변경이 이뤄졌는지, 변경 과정에서 행정절차가 적절하게 진행됐는지 등이 확인돼야 한다.
여기에 공사대금 문제까지 얽히면서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다.
공사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지역 하도급업체와 공사 관계자들이 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릉도의 특수한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이 문제는 개별 기업 사이의 채권·채무 관계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울릉도는 건설자재 대부분을 육지에서 선박으로 운송해야 한다. 기상 여건에 따른 운송 차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물류비와 인건비 등 공사 원가 부담도 육지보다 높다.
이 때문에 대형 공사 현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대금 지급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지역 업체들이 직접적인 경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피해가 여러 업체에 걸쳐 있다면 지역 건설·자영업 생태계로 충격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태의 파장은 행정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인허가 업무를 담당했던 울릉군 공무원과 관련해 금품·향응 수수 의혹이 제기됐고 해당 사안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제기된 의혹은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정돼야 할 사안이다. 고발이나 의혹 제기 자체를 금품수수 또는 특혜의 사실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성격은 무엇인지, 직무와의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존재했는지 등은 수사기관의 객관적인 증거 확인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
수사 결과 위법 행위가 확인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당사자의 명예 역시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형사수사와 별개로 울릉군이 확인해야 할 행정적 과제는 남는다.
이번 사업의 건축허가부터 각종 변경 절차와 감리, 준공을 위한 확인 과정까지 행정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를 자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적률을 비롯한 건축 기준 문제가 실제 존재한다면 ‘누가 잘못했느냐’ 못지않게 ‘왜 여러 검증 단계를 거치는 동안 발견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중요해진다.
민간 사업자의 법적 책임과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시행사와 시공사, 설계자, 감리자에게 각각 법률상 책임이 있다고 해도 행정기관이 수행해야 할 인허가와 확인 업무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검증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가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에는 울릉공항이 있다.
울릉공항 개항은 울릉 관광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대형 변수다. 접근성이 개선되면 관광객 증가뿐 아니라 호텔과 리조트, 음식점, 렌터카, 관광서비스 등 민간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투자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교통망만이 아니다.
사업자가 예측할 수 있는 행정 기준, 일관된 인허가 절차, 분쟁 발생 시 투명한 처리 시스템 역시 지역의 투자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대형 관광개발사업을 둘러싸고 인허가와 공사, 행정처리 과정에 대한 불신이 장기화한다면 향후 외부 자본 유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라마다 울릉’ 사태의 해법은 공사를 다시 시작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우선 수사기관은 현재 제기된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울릉군 역시 형사수사 결과만 기다리기보다 건축 인허가와 설계변경, 감리 및 준공 관련 행정절차를 별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업 관계자들도 공사대금 문제와 지역 업체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행사와 시공사의 책임 공방이 장기화할수록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공사에 참여하고도 대가를 받지 못한 하도급업체와 현장 관계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확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없었다면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고, 잘못된 행정처리나 관리·감독상의 허점이 확인된다면 책임 소재와 재발 방지책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261개 객실을 갖춘 호텔 한 곳의 준공 여부만 걸린 문제가 아니다.
울릉공항 시대를 앞두고 대규모 민간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 울릉군이 얼마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행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울릉 관광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공항과 호텔 같은 하드웨어만이 아니다. 투자자와 주민이 동일한 기준을 신뢰할 수 있는 행정 시스템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
멈춰 선 ‘라마다 울릉’의 공사가 언제 다시 움직일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밝혀져야 할 것은 왜 준공 문턱에 이르러 문제가 불거졌는지, 각 단계에서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다.
그 질문에 얼마나 투명하고 설득력 있게 답하느냐가 울릉공항 시대를 준비하는 울릉군 행정의 신뢰도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조성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c913@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