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7833건·2조34억 원 공급…전국 3위·비수도권 최대
보증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섰는가다
보증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섰는가다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8월 24일 기준 보증지원 실적은 5만7833건, 2조34억 원이다.
연간 목표액 2조2000억 원의 91.1%를 이미 채웠다.
보증잔액도 3조4351억 원에 달한다.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 가운데 경기와 서울에 이어 세 번째, 비수도권에서는 가장 많다.
숫자만 보면 분명 성과다.
그러나 기자의 눈에는 다른 숫자도 함께 보인다. 그만큼 많은 지역 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보증을 필요로 했다는 사실이다.
2조 원, 성과이자 지역경제의 체온계
신용보증은 지원금도, 대구신보가 직접 빌려준 대출금도 아니다.
담보력이나 신용이 부족한 소기업·소상공인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재단이 신용을 보강하는 제도다.
이를 그대로 대구 자영업자가 새로 떠안은 2조 원의 빚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보증을 통해 대출을 이용하면 상환 책임은 결국 사업자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2조 원이라는 공급 실적보다 먼저 물어야 한다.
왜 이렇게 많은 소상공인이 보증을 찾았느냐다.
사업장을 넓히고 설비를 투자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 위한 자금이라면 반갑다.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지원이기 때문이다.
매출 부족을 메우고 임대료와 인건비, 원재료비를 감당하기 위한 돈이라면 의미는 달라진다.
사업을 키우는 자금이 아니라 버티기 위한 자금이 된다.
보증공급액만으로는 이 둘을 구분할 수 없다.
그래서 비수도권 1위라는 기록만으로 지역경제의 활력을 말하기 어렵다.
소상공인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지역경제 지표가 모두 나쁜 것도 아니다.
대구정책연구원이 분석한 2026년 7월 대구경제동향을 보면 산업생산과 수출, 서비스업 생산이 늘고 소비심리도 개선됐다.
반면 건설투자 부진과 제조·건설업 고용 감소, 기업대출 연체와 어음부도율 상승 등 금융여건 악화는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이 느끼는 경기는 더 차갑다.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7월 조사에서 전국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55.6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전망 BSI도 71.0으로 연중 가장 낮았다.
판매실적과 자금사정, 비용상황, 고객 수에 대한 전망도 모두 전월보다 나빠졌다.
대구신보의 2조 원을 이런 흐름과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보증 수요 증가는 금융 안전망이 활발하게 작동했다는 의미와 함께 소상공인의 자금 수요가 그만큼 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숫자의 앞면만 볼 일이 아니다.
이제는 ‘얼마나 공급했나’보다 ‘누구를 살렸나’
보증공급 확대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자금줄이 막힌 소상공인에게 신용보증은 반드시 필요한 안전망이다.
대구신보도 지난 3월 폐업·재기 지원을 연계하는 ‘원패스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전면 강화했다.
오는 28일부터는 금융기관 특별출연과 연계한 900억 원 규모의 협약보증도 시행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공급 이후다.
일시적으로 매출이 줄었지만 경쟁력이 있는 업체라면 보증에 경영비용 절감과 판로 확대, 지역 소비 촉진, 골목상권 마케팅을 연결해야 한다.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서 끝나서는 부족하다.
다시 돈을 벌어 스스로 빚을 갚을 수 있게 만드는 데까지 가야 한다.
정상적인 영업 회복이 어려운 한계 자영업자에게 계속 채무를 늘리도록 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없다.
채무조정과 폐업 지원, 재취업과 재창업을 연결해 새로운 출발을 돕는 출구도 함께 열어야 한다.
보증정책의 평가 기준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얼마를 공급했는지보다 보증을 받은 업체가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매출과 경영 상태가 얼마나 회복됐는지, 정상적인 상환으로 이어졌는지를 봐야 한다.
보증액이 아니라 회복률이 성과가 돼야 한다.
비수도권 1위보다 중요한 숫자
대구신보의 보증공급 2조 원 돌파는 분명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러나 비수도권 1위라는 숫자를 마냥 축하할 일만은 아니다.
그 숫자 안에는 금융기관 문턱을 넘지 못해 보증서를 필요로 했던 수많은 소상공인이 들어 있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돈을 찾은 사람도 있고, 오늘 문을 닫지 않기 위해 돈을 찾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구시와 대구신보가 앞으로 보여줘야 할 성적표는 공급액 순위가 아니다.
‘얼마나 많이 보증했는가’를 넘어 ‘그 보증으로 몇 곳을 다시 일으켜 세웠는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보증이 필요한 도시보다, 소상공인이 보증에 기대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도시가 더 건강하다.
2조 원은 축하할 기록이기 전에 읽어야 할 신호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