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세종 재정경제부 앞 공동 기자회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노조 참여
“물리적 통합보다 협력체계 강화가 대안…지역 전문성·자율성 훼손 우려”
“물리적 통합보다 협력체계 강화가 대안…지역 전문성·자율성 훼손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은 8일 오전 11시 30분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 재정경제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4개 항만공사를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하는 방안에 대한 충분한 효과 검증과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항만공사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 측은 정부가 지난 3일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를 하나의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하는 방침을 발표한 데 대해, 통합의 필요성과 기대효과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과거 정부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항만공사 통합이 반드시 경영 효율성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1년 실시된 항만공사 운영 개선 관련 연구에서는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할 경우 연간 절감 효과가 크지 않고,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비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것이다. 노조는 당시 연구에서도 물리적인 조직 통합보다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제시됐다고 강조했다.
4개 항만공사는 각각 다른 산업과 배후경제권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획일적인 통합이 오히려 항만별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노조는 “각 항만은 취급 화물과 고객, 산업 구조, 발전 전략이 서로 다르다”며 항만별 자율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현행 운영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세계 주요 항만 역시 지역과 시장 특성에 맞춘 독립적인 항만 관리·운영체계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통합본사를 설치하고 기존 항만공사를 지역지사 형태로 전환할 경우 업무 중복과 의사결정 과정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합본사가 개발과 운영, 관리, 물류, 마케팅 등 핵심 업무를 맡으면 지역 조직의 역할이 축소되고, 반대로 지역 조직이 기존 업무를 상당 부분 계속 수행할 경우 기존 조직 위에 통합본사를 추가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같은 체계가 조직 효율화가 아닌 이른바 ‘옥상옥’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 공동사업과 공동 마케팅, 정보시스템 공유, 중복 투자 방지, 교육·연구 등 개별 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부터 공동 대응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정경제부에는 통합에 따른 구체적인 효율성과 항만 경쟁력 향상 효과를 객관적으로 제시할 것을, 해양수산부에는 항만의 지역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정책 검토를 요구했다. 국회에도 향후 항만공사법 개정이 추진될 경우 국가 항만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공동 기자회견은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 개편 과정에서 항만 운영체계 자체를 바꾸는 통합안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통합 효과를 어떻게 입증하고, 지역별 특성과 항만 경쟁력을 둘러싼 반발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지가 향후 정책 추진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강세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min382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