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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②] 인구 2만 붕괴 경고음, 군위는 살아남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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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②] 인구 2만 붕괴 경고음, 군위는 살아남을 수 있나

“신공항만 기다릴 수 없다”…대형 개발사업, 인구증가로 이어질까
신공항·군부대·관광·파크골프·웰니스 총동원…‘사람 머무는 군위’가 관건
대구광역시 군위군 군위군청 전경모습. 사진=군위군이미지 확대보기
대구광역시 군위군 군위군청 전경모습. 사진=군위군


대구광역시 군위군의 미래를 둘러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비롯해 군부대 이전, 관광산업 확대, 파크골프장 조성, 웰니스 관광 등 굵직한 사업들이 군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냉정한 질문도 나온다.
“이 사업들이 정말 군위의 인구를 늘릴 수 있는가.”

군위군의 주민등록 인구는 2026년 7월 말 기준 2만2,552명​에 머물고 있다.

2만 명대 초반까지 내려온 군위의 현실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신공항과 군부대 이전 등 대형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지역의 가장 큰 고민인 인구감소 문제를 얼마나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군위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개발사업의 부족이 아니라 사람의 감소다. 특히 청년과 생산가능인구가 빠져나가고 고령층 비중이 커지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많은 사업이 추진돼도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군위가 대구에 편입되면서 행정적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행정구역이 대구로 편입됐다고 해서 지방소멸이라는 현실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군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을 유치할 것인가’보다 ‘유치한 사업을 어떻게 정주인구 증가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

■ 대구 편입 3년, 인구 감소의 벽은 여전히 높다


군위군은 2023년 7월 대구광역시에 편입됐다.

대구 편입은 군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대도시와 농촌지역이 행정적으로 결합하면서 교통과 산업, 관광, 생활SOC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그러나 행정구역이 대구로 편입됐다고 해서 인구감소가 자동으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군위군의 주민등록 인구는 2만2천 명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만 명선이 당장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인구구조가 지속된다면 ‘인구 2만 명 붕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군위가 대비해야 할 현실적인 경고음​이다.

더 큰 문제는 인구 숫자보다 연령 구조다.

젊은 세대가 빠져나가고 고령인구 비중이 높아지면 지역에는 학교와 병원, 상점, 대중교통 등 생활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수요 자체가 줄어든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젊은 사람이 줄어들면서 지역의 재생산 구조가 무너지는 것이다.

■ 신공항, 군위의 기회인가 ‘기다림의 시간’인가


군위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대구경북신공항을 빼놓을 수 없다.

신공항은 군위의 산업·교통·물류·관광 지형을 바꿀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공항을 중심으로 배후산업과 물류, 관광산업이 확대되면 군위가 대구의 변방 농촌지역에서 새로운 경제권의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신공항을 둘러싼 기대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항이 들어오면 사람이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현재의 인구정책이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항이 건설된다고 해서 공항 근무자와 기업 종사자들이 반드시 군위에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은 군위에 있지만 집은 대구에 두고 출퇴근할 수도 있다.

결국 신공항을 인구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공항과 함께 주거·교육·의료·교통·문화시설을 갖춘 배후 정주도시를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공항을 유치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바로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을 군위에 살게 만드는 일이다.

■ 군부대 이전도 ‘주둔’과 ‘정착’은 다르다


군부대 이전 역시 군위가 기대하는 핵심 사업이다.

대규모 군부대가 들어오면 장병과 군무원, 가족 등이 지역을 이용하면서 소비가 늘고 상권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인구정책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군부대가 들어오는 것과 주민등록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인과 군무원이 군위 밖에서 출퇴근하거나 가족이 대구 등 인근 지역에 거주한다면 지역경제 효과와 인구 증가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군부대 이전을 추진한다면 단순한 시설 유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군인 가족이 군위에 거주할 수 있는 주거환경과 자녀 교육, 의료, 문화, 생활편의시설까지 함께 마련해야 한다.

군부대를 가져오는 정책에서 군부대 구성원을 군위 주민으로 만드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 관광객은 늘어도 주민은 늘지 않는다면


군위의 또 다른 생존전략은 관광이다.

군위는 팔공산과 자연경관, 역사·문화자원 등을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구 편입 이후에는 대구 도심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파크골프와 웰니스 등 중장년층을 겨냥한 체류형 콘텐츠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관광정책의 성과를 단순히 방문객 숫자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도 대부분 당일치기로 떠난다면 군위의 인구문제와 지역경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얼마나 소비하며, 다시 찾아오고, 궁극적으로 지역에 정착하느냐​다.

군위가 관광을 지방소멸 대응책으로 활용하려면 당일 관광 중심에서 벗어나 숙박과 체험, 농촌생활, 건강관리, 문화활동 등을 결합한 장기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 파크골프 ‘180홀’…지역경제와 인구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나


파크골프는 군위가 새로운 관광·체육 자원으로 주목하는 분야다.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중심으로 대구와 경북은 물론 전국의 동호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파크골프는 중장년층의 이동과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위의 지역 특성과도 잘 맞는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파크골프장을 크게 만드는 것과 파크골프 관광객이 군위 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골프장만 이용하고 돌아간다면 지역에 남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식당, 숙박시설, 전통시장, 관광지와 연결하고 지역 농특산물 판매와 체험 프로그램까지 연계해야 한다.

더 나아가 파크골프를 계기로 군위를 찾은 중장년층이 장기간 머물고, 은퇴 후 이주하거나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도록 주거·의료·생활서비스를 결합한다면 파크골프는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인구정책의 수단이 될 수 있다.

■ 웰니스 관광, ‘살고 싶은 군위’로 이어져야


웰니스 역시 군위가 가진 자연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도시의 복잡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건강과 휴식을 누리려는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

군위 입장에서는 충분히 활용할 만한 자원이다.

그러나 웰니스 관광 역시 단순한 관광상품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은퇴자와 중장년층을 실제 정주인구로 끌어들이려면 의료서비스와 교통, 생활편의시설이 필수적이다.

“좋은 공기와 자연이 있으니 이사 오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플 때 갈 병원이 있고, 장을 볼 수 있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으며, 자녀와 손주가 찾아오기 편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결국 웰니스의 최종 목표도 관광객 숫자가 아니라 ‘살아보고 싶은 지역’에서 ‘살고 싶은 지역’으로의 전환​이어야 한다.

■ 군위에 필요한 것은 ‘생활인구’를 ‘정주인구’로 바꾸는 전략


군위의 미래전략에서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생활인구다.

주민등록상 인구만으로 지역의 실제 활력을 판단하기 어려워지면서 관광·통근·통학 등으로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생활인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군위 역시 주민등록 인구보다 훨씬 많은 생활인구가 움직이는 지역이다.

이것은 군위에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생활인구가 많다는 사실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생활인구가 많다는 것은 ‘사람을 끌어올 힘’이 있다는 것이지 ‘사람이 정착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군위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관광객을 체류객으로 만들고, 체류객을 관계인구로 만들며, 관계인구가 결국 군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와 일자리, 의료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 가장 위험한 것은 ‘신공항 이후’를 기다리는 것


군위가 경계해야 할 것은 신공항이라는 미래의 대형 호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다.

신공항은 군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회지만, 현재 진행 중인 인구감소를 멈춰 세워주는 만능 해법은 아니다.

인구감소는 오늘 발생하고 있지만 신공항의 경제적 효과가 주민들의 일상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위는 ‘신공항 이전 전략’과 ‘신공항 이후 전략’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신공항이 성공할 경우를 대비한 산업·주거·교통 정책은 물론이고 사업이 지연되거나 예상보다 효과가 작을 경우에도 군위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지역경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 군위의 생존은 ‘사업 개수’가 결정하지 않는다


군위에는 많은 계획이 있다.

신공항, 군부대 이전, 관광, 파크골프, 웰니스, 귀농·귀촌 등 어느 하나만 놓고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들이다.

문제는 이 사업들이 각각 따로 움직여서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공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가 지역 주거와 연결되고, 군부대 이전이 지역 상권과 연결되며, 관광객이 숙박과 소비로 연결되고, 파크골프와 웰니스 방문객이 장기체류와 귀촌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인구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결국 군위의 지방소멸 대응 성패는 사업의 숫자가 아니라 사업과 사람을 연결하는 정책 설계 능력에 달려 있다.

■ “군위에서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군위가 대구에 편입된 지 3년.

행정구역은 대구가 됐지만 군위의 가장 큰 과제인 인구감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신공항과 군부대 이전은 분명 군위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

관광과 파크골프, 웰니스 역시 군위의 자연과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유효한 전략이다.

그러나 이 모든 사업의 최종 목적이 ‘사람을 많이 오게 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고, 소비하고, 일하고, 가족과 함께 정착하는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군위의 진짜 생존전략은 거창한 개발계획에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왜 대구가 아니라 군위에서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군위가 답을 내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지방소멸 대응은 시작된다.

신공항은 군위의 미래를 열 수 있다. 군부대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관광과 파크골프, 웰니스도 사람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불러오는 것과 사람을 붙잡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인구 2만 명의 벽을 지키고 다시 인구를 늘리기 위해 군위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은 ‘다음 개발사업’이 아니라 사람이 떠나지 않고, 외지인이 찾아와 결국 군위 주민이 될 수 있는 정주 생태계​다.

군위의 시간은 신공항 개항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방소멸과의 싸움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광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wang24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