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청 적발 전 LH·성남시는 무엇을 점검했나…‘환경 관리’ 사각지대 여부 주목
‘시설이 있느냐’보다 ‘계획대로 관리했느냐?’…비점오염저감시설 적정성도 확인 대상
‘시설이 있느냐’보다 ‘계획대로 관리했느냐?’…비점오염저감시설 적정성도 확인 대상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히 절개지 법면에 방진조치가 미흡했다는 데 있지 않다. 한강유역환경청의 현장 조사에서 문제가 확인되기 전까지 사업 시행자인 LH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의 현장 관리·점검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환경영향평가에서 협의한 저감 대책은 실제 공사 현장에 그대로 반영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취재진은 최근 낙생지구 공사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한 뒤 환경 관리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한강청에 관련 사항을 문의했다. 한강청은 지난달 30일 현장 조사에 나섰고, 절개지 법면 등의 비산먼지 저감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LH와 건설사에 이달 8일까지 조치하도록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강청이 찾은 것은 ‘먼지’…그렇다면 나머지는 누가 봤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대규모 택지조성 현장의 환경 관리는 비산 먼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낙생지구처럼 절·성토 작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현장에서는 건조한 날에는 비산 먼지가 발생하지만, 비가 내리면 절개지와 야적장의 토사가 빗물에 쓸려 내려가 수질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점검을 계기로 비산 먼지 뿐만 아니라 △절개지 토사 유출 △야적장 방진·덮개 △침사지 및 배수로 △비점오염저감시설 △세륜·세차시설 △공사차량 토사 유출 △소음·진동 △건설폐기물 관리까지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침사지 문제는 현장에 시설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당초 몇 개의 침사지를 어느 위치에 설치하도록 계획했는지, 각 시설의 용량은 얼마인지, 담당하는 배수유역은 어디인지, 현재 시설이 실제 설계용량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원설계 및 관련 신고자료와 비교해야 한다.
시설의 개수나 위치가 변경됐다면 그 과정에서 필요한 신고나 행정절차를 거쳤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 환경영향평가 ‘약속’과 현장은 일치하나?
더 중요한 검증 대상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이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사업자가 제시한 저감 대책을 관계기관과 협의하는 절차다. 따라서 낙생지구에 어떤 환경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어떻게 운영하기로 했는지가 실제 공사 현장의 환경 관리 기준이 된다.
결국 확인해야 할 것은 시설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당초 협의한 위치와 규모대로 설치됐는가, 계획과 다른 방식으로 변경됐다면 적정한 절차를 거쳤는가, 설치된 시설이 실제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가 핵심이다.
이 때문에 한강청의 후속 점검도 이번 비산 먼지 조치에 국한하기보다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전체를 현장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 LH 시행사, 성남시 현장 행정…책임의 빈틈 없었나?
이번 사안에서 LH의 관리책임도 짚어봐야 한다.
LH는 낙생지구 공공주택사업의 시행자로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공사를 담당하는 시공사가 있더라도 사업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하는 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LH가 시공사로부터 환경 관리 점검 결과를 정기적으로 보고받았는지, 자체적으로 현장 환경 점검을 실시했는지, 이번에 한강청이 지적한 비산 먼지 저감조치 미이행 사실을 사전에 파악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성남시 역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는 환경영향평가 협의기관인 한강청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기관은 아니지만, 관할 지역 공사장의 비산 먼지와 소음·진동, 폐기물 등 생활환경 분야에 대한 행정업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성남시가 낙생지구 공사와 관련해 그동안 어떤 현장점검을 실시했는지, 비산 먼지 및 특정공사 관련 신고 사항을 확인했는지, 소음·진동이나 토사 유출 등에 관한 민원은 얼마나 접수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 ‘기관별 관리’가 ‘현장 전체 관리’로 이어졌는가
낙생지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관별 권한 자체보다 이들 기관의 관리 결과가 하나로 연결됐는지 여부다.
한강청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의 이행 여부를 들여다보고, 성남시는 관할 공사장의 생활환경 관련 행정업무를 수행하며, LH는 사업 시행자로서 시공사의 공사와 환경 관리 전반을 관리한다.
각 기관이 자신의 업무만 수행했다면 형식적으로는 관리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환경 저감조치가 빠져 있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누가 무엇을 점검했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점검 결과가 서로 공유되고 실제 시정까지 이어졌는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관리대장과 LH 자체 점검자료, 성남시의 현장 지도·점검 기록, 한강청의 이번 조사 결과를 서로 대조하면 그동안의 관리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1조2210억원 사업…환경 관리 숫자로 검증해야
낙생지구는 오는 2028년 말까지 조성이 추진되는 대규모 공공주택사업이다.
LH가 지난 5월 공개한 조성원가 산정표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약 1조2210억원이다.
전체 사업 면적은 58만401㎡ 이며, 무상 공급 대상 면적 등을 제외한 최종 유상 가처분 면적은 22만2726㎡, 조성원가는 3.3㎡당 약 548만2410원으로 제시됐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공공택지인 만큼 환경 관리 역시 단순한 현장 민원 대응 수준을 넘어야 한다.
이번 한강청의 비산 먼지 조치는 오히려 전체 환경 관리 체계를 다시 확인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절개지와 야적장의 토사는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침사지와 배수시설은 당초 계획대로 설치됐는지, 비점오염저감시설은 설계된 기능과 용량을 확보하고 있는지, 강우 때 토사와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소음·진동과 건설폐기물 관리까지 관련 기준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 이 모든 과정이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관리대장과 LH 및 관계기관의 점검기록에 남아 있는지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결론은 ‘비산 먼지를 조치했다’가 아니다. 한강청이 적발하기 전에 LH와 성남시는 무엇을 점검했으며, 환경영향평가에서 약속한 저감 대책과 실제 현장 사이의 차이를 누가 확인하고 있었는가이다.
이처럼 낙생지구 환경 관리가 기관별로 따로 움직이는 행정에 머물렀는지, 아니면 사업 시행자인 LH와 관계 행정기관이 하나의 관리 체계로 작동했는지는 이제 공개된 점검자료와 현장 기록을 통해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