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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호주·뉴질랜드 사이버트럭 출시 포기…7년 만에 예약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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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호주·뉴질랜드 사이버트럭 출시 포기…7년 만에 예약 취소

2019년부터 받은 예약금 전액 환불…모델3·모델Y 구매 시 자율주행 구독권 제공
우측 운전대 개발 부담에 북미 판매 부진까지…연간 생산능력 25만대 활용 저조


지난 2024년 5월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의 한 쇼핑몰에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5월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의 한 쇼핑몰에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을 겨냥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출시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지난 2019년부터 약 7년 동안 예약금을 받고 고객들을 기다리게 했지만 결국 해당 시장을 위한 차량 생산을 포기한 것이다.
테슬라는 기존 예약자들에게 예약 취소를 통보하고 예약금을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우측 운전대 차량을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기술적 부담과 북미 시장의 판매 부진이 출시 포기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호주와 뉴질랜드의 사이버트럭 예약자들에게 출시 계획 중단을 알리는 이메일을 발송하고 환불 절차에 착수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슬라는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신중한 검토 끝에 호주와 뉴질랜드를 위한 사이버트럭 생산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예약을 이행할 수 없어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2019년 예약 시작…7년 기다린 고객에게 환불 통보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을 처음 공개한 2019년 11월부터 호주 시장에서도 사전예약을 받았다.

당시 예약금은 150호주달러(약 14만원)였다.

호주는 초기 사이버트럭 예약 수요가 상당했던 시장으로 알려졌다.

2020년 예약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조사에서는 호주가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예약을 기록했으며 전체 예약의 약 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테슬라는 국가별 공식 예약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2023년까지 온라인에서 집계된 전 세계 사이버트럭 예약 건수는 약 200만건으로 추산됐지만 이 역시 테슬라가 확인한 수치는 아니다.

테슬라는 2022년 5월 호주 웹사이트에서 사이버트럭 예약 접수를 중단하고 관련 페이지를 신제품 소식을 받아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기존 예약자들에게는 당시 환불을 진행하지 않았다.

2024년에는 실제 사이버트럭을 호주로 가져와 전시 행사를 개최하면서 현지 출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이어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그해 주주들에게 이르면 이듬해 다른 시장에서 차량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사이버트럭의 호주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고 결국 약 7년 만에 예약 취소가 결정됐다.

◇30일 이내 전액 환불…다른 테슬라 차량 구매 유도


테슬라는 예약자들이 납부한 금액을 전액 환불할 방침이다.

환불 관련 정보를 별도로 안내하고 고객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하면 30일 이내 환불을 처리할 예정이다.

기존 예약자들에게는 대체 구매 혜택도 제공한다.

사이버트럭 예약자가 모델3 또는 모델Y를 새로 주문하면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의 1년 무료 구독권을 제공한다.

FSD는 차량의 주행을 보조하지만 운전자가 지속적으로 운행 상황을 감독해야 하는 기능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이버트럭의 예약 고객을 이미 우측 운전대 모델로 판매하고 있는 모델3와 모델Y 구매자로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좌측 운전대만 생산…호주 인증 비용도 부담


일렉트렉은 호주와 뉴질랜드 출시 포기의 가장 큰 배경으로 사이버트럭의 차량 구조와 판매 규모를 지목했다.

사이버트럭은 현재 운전대가 차량 왼쪽에 있는 형태로만 생산되고 있다.

반면 호주와 뉴질랜드는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차량을 사용하는 시장이다.

현지에 적합한 차량을 출시하려면 우측 운전대 모델을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

호주에서는 자국 차량 설계 기준에 따른 인증도 받아야 한다.

이러한 개발과 인증에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북미에서 사이버트럭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추가 투자의 경제성이 낮아졌다는 것이 일렉트렉의 분석이다.

테슬라가 해외에서 사이버트럭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추진 중인 시장은 대부분 좌측 운전대 차량을 사용하는 국가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사이버트럭 인도가 시작됐으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올해 1월 고객 인도가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요르단, 이스라엘 등에서도 주문을 위한 차량 구성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에서는 주로 보행자 안전 관련 규정 때문에 사이버트럭 판매가 제한되고 있다고 일렉트렉은 설명했다.

◇분기 판매 추정 7000~8000대…생산능력과 큰 격차


사이버트럭의 판매 부진도 호주와 뉴질랜드 출시 포기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에 '기타 모델' 부문에서 총 8295대를 인도했다.

해당 부문은 사이버트럭 외에 다른 차량도 포함하는 분류로 사이버트럭의 정확한 판매량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렉트렉은 모델S와 모델X 생산이 종료된 점 등을 고려해 3분기 사이버트럭 판매량을 약 7000~8000대로 추정했다.

이를 연간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약 3만대 수준이다.

사이버트럭 생산시설은 당초 연간 2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구축됐다.

일렉트렉의 추정대로라면 현재 판매 속도는 해당 생산능력의 약 12% 수준에 그친다.

일렉트렉은 이처럼 판매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구를 합쳐 약 3300만명인 호주와 뉴질랜드만을 위해 차량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데 투자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사이버트럭의 미국 판매량은 2024년 약 3만9000대에 달했으나 이후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일렉트렉 "북미 중심 틈새 차종으로 남을 가능성"


일렉트렉은 이번 결정이 사이버트럭의 해외시장 확대 전략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2019년 처음 공개 당시 사이버트럭의 시작 가격은 3만9900달러(약 5294만원)로 제시됐다.

그러나 실제 출시된 차량은 초기 제시 가격보다 비싸고 주행거리도 당초 약속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여기에 우측 운전대 차량 개발과 해외 인증 비용까지 추가될 경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에 대한 추가 투자보다는 기존 좌측 운전대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사이버트럭이 앞으로도 주로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제한적인 수요의 차종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호주와 뉴질랜드 출시 취소는 사이버트럭의 장기적인 판매 확대 계획과 생산 전략에 대한 의문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