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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해구 "재정 파탄 벼랑 끝"…박찬대 시장은 "강 건너 '돈'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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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해구 "재정 파탄 벼랑 끝"…박찬대 시장은 "강 건너 '돈' 구경"

648억 원 정산 놓고 서해구·검단구 충돌···박찬대 시장 조정 능력에 답답
구재용 서해구청장 “11월 중순 자금 고갈” …김진규 검단구청장 “정산액 과도”
구 청장, 시장과 세 차례 만났어도 해결책 없어…시에 긴급 재정 지원 촉구
검단구 정산 협의 외면해서는 안 돼…시민 혈세 놓고 행정 갈등 장기화
인천 서해구와 검단구가 재정갈등으로 서해구가 재정 절벽에 처해 파탄에 이르렀다며 인천시에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AI생성 이미지 확대보기
인천 서해구와 검단구가 재정갈등으로 서해구가 재정 절벽에 처해 파탄에 이르렀다며 인천시에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AI생성
인천시의 새로운 행정체제가 출범한지 넉 달도 지나지 않아 재정 갈등이라는 암초에 걸렸다. 검단구와의 재정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서해구는 당장 11월 중순이면 자금이 바닥나 구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도 시는 두 자치구의 갈등을 해결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300만 인천시민을 책임지는 광역행정의 현주소인가


구재용 서해구청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단구와의 648억 원 규모 자금 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 분쟁조정위원회에 공식 조정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구청장이 공개적으로 재정 파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라는 여론이다.

특히 복지와 행정서비스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시는 두 기초단체 사이의 다툼에 거리를 둘 상황이 아니다. 혼란이 커지고 있으면 적극적인 조정 자세가 요구된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7월 1일 행정체제 개편으로 기존 서구가 서해구와 검단구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서해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검단지역 세입은 약 380억 원인 반면 세출은 약 1029억 원에 달했다. 이에 세입보다 많이 지출한 약 648억 원을 검단구가 정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단체까지 대동하고 나온 기자회견장 모습은 서해구민의 단호한 재정 정산의 촉구 시위였다.

구재용 서해구청장은 해당 지출이 2025년 인천시가 마련한 예산 편성 및 재정 조정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며, 검단구 출범에 필요한 예산을 기존 서구가 먼저 부담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인천시의 조정을 촉구했다.

반면 김진규 검단구청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정산 요구액이 당초 581억 원에서 648억 원으로 늘어난 경위를 문제 삼았다. 일반 행정경비와 인건비 등의 부담 범위, 지방채 승계 문제에도 이견을 제기했다. 정산은 맞지만 정산할 의지는 느슨하다.

검단구가 정산액을 검증하겠다는 주장은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금액에 이견이 있다는 이유로 정산 협의 자체를 장기간 표류시켜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여론이다. 서해구는 11월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12월부터는 구청 재정은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서해구와 검단구의 청구액 세부 산출 자료에 양자 간 충돌이 크기 때문에 인천시가 더욱 조정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기관장끼리 엇박자로 시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같은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하는 게 행정이지만 너무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구재용 서해구청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단구와의 648억 원 규모 자금 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 분쟁조정위원회에 공식 조정을 신청했다. 사진=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구재용 서해구청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단구와의 648억 원 규모 자금 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 분쟁조정위원회에 공식 조정을 신청했다. 사진=김양훈 기자

이번 사태에서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할 곳은 인천시


기자회견에서 박찬대 시장과의 협의 과정 및 인천시의 중재 역할을 질문하자 구재용 서해 구청장은 박 시장과 세 차례 만났으며, 박 시장도 전임 시 정부에서 마련한 원칙에 따라 현 시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구청장과 시장이 세 번이나 시장을 만났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시는 그동안 무엇을 조정했고, 어떤 대안을 마련했는가가 사태 해결의 초점이다. 전임 정부를 탓할 문제는 아니다. 인천 분구 도장을 찍은 것은 바뀐 시 정부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해야 한다. 이번 사태 조정 능력은 박찬대 시장의 가늠자다.

박찬대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양쪽 사정을 듣고 공감하는 데 그치는 정치적 '처신'이 아니다. 재정 원칙을 확인하고, 회계자료를 검증하며, 지급 기한과 긴급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행정적 결단이 필요하다. 회계사 출신이라고 자부하면서 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

더욱이 두 구청장과 인천시장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같은 정당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합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소통 통로가 있는데도 시민 생활과 직결된 재정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조정 능력이 낙제점이란 소리가 나온 이유다.

인천시가 주도한 행정체제 개편으로 갈등이 발생했다면 그 해결 역시 인천시가 앞장서야 한다. 전임 시정부가 추진했으니 현 시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행정의 연속성은 시장이 바뀌었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실제 검단구와 서해구의 재정위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협의체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형식적인 협의기구만 설치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서해구는 구조조정과 보유 자산 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서해구의 책임 또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648억 원이라는 정산 요구액이 적정한지, 재정 악화에 자체 세입 부족과 고정경비 증가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 재정위기를 호소하는 만큼 자구 노력과 불필요한 지출 축소 계획도 공개해야 한다.

어쨌든 지금 보여줘야 할 것은 해결 능력이다. 검단구는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서해구는 투명하게 검증받으며, 인천시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것이 시민을 위한 행정이고 지방자치의 기본적인 틀이다.

서해구 주민단체들이 재정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해구 주민단체들이 재정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양훈 기자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