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카오야는 본래 ‘난징 카오야(南京烤鴨)’에서 유래됐다. 14세기 중국을 지배하던 원나라의 세력이 점점 약화됨에 따라 남부지방에 발원해 근거지를 두고 있던 주원장이 난징을 점령한 후 1368년 명나라를 세우게 되었다. 주원장은 난징을 첫 수도로 정했고 난징에서 이미 대중화되어 있던 ‘난징 카오야’의 맛을 본 주원장은 그 맛에 반하고 말았다.
이후 명(明)이 베이징으로 천도하면서 난징 카오야도 함께 베이징으로 올라와 황제가 즐겨먹는 궁중요리로 자리 잡았다. 미식가였던 건륭제(청나라 제6대 황제)는 1761년 3월5일부터 17일까지 무려 13일 동안 여덟 번이나 베이징 카오야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다.
1416년 왕씨 성을 가진 사람이 ‘펜이팡(便宜坊)’이라는 명칭으로 베이징 카오야 전문점을 처음으로 세웠으며, 1864년 청나라 때는 베이징 카오야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인 ‘취엔쥐더 카오야(全聚德烤鴨)’가 생겨 대중들의 인기를 사로잡았다.
맛의 비밀은 ‘야(鴨)’ 사육법
베이징 카오야의 비밀은 요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다. ‘카오(烤)’는 ‘굽다’라는 뜻이며, ‘야(鴨)’는 ‘다리가 짧고 체구가 큰 다육성 오리’를 뜻한다. 즉 다육성 오리를 구운 요리라는 뜻이다.
베이징 카오야에서 사용되는 오리는 최상의 육질을 얻기 위해 새끼 때부터 운동을 시키지 않고 먹이를 억지로 가득 먹여 살을 찌운다.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정한 규격의 틀에 가두어 꿈틀대기도 힘들 정도의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오리는 다리가 짧고 체구는 비대해지기 마련이다. 불포화지방이 풍부하고 연하고 담백한 육질은 이렇게 얻어지고 있다. 참으로 잔인한 사육방법이긴 하지만 그 맛을 느껴본 이들은 감히 ‘야(鴨)’의 사육법을 중지시키는 데 찬성하지 못한다.
그만큼 맛의 비밀 뒤에는 누군가의 헌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요리사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일생을 꼼짝 않고 버티는 오리의 헌신이 맛으로 승화됐다고 봐야 한다. 완성된 베이징 카오야는 담백한 속살을 편편히 떠내는데 한 마리당 120편 정도로 떠야만 최고의 요리사로 인증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