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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차이나모바일-애플, 삼성 따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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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이나모바일-애플, 삼성 따돌린다

中독자기술 ‘TD-SCDMA&TD-LTE’로 통신시장 지각변동
[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지난 2008년 중국은 ‘꿈의 통신’이라 불리는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중국의 3G 상용화 원년은 2008년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중국은 북미의 CDMA 방식이나 유럽의 GSM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10년간 노력의 결실로 독자적인 기술 표준을 상용화했다.

중국이 선보인 3G 서비스 기술은 시분할연동코드분할다중접속(Time Division-Synchronous CDMA. TD-SCDMA)’이란 이름을 지닌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차이나모바일을 중심으로 8개 회사가 합동으로 개발했다. TD-SCDMA의 핵심기술은 다른 표준과 호환되지 않는 독자적 기술이다.

차이나모바일은 TDD방식인 TD-SCDMA 방식을 도입하며 3G 시장의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결코 선택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중국 통신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던 차이나유니콤이 국제표준인 3G를 앞세워 아이폰을 도입해 프리미엄을 누렸지만, 차이나모바일은 기술방식의 차이로 아이폰 도입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차이나모바일은 이러한 시련을 꿋꿋이 버텨내며 통신 기술력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중국 1위 통신 사업자로서의 자국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 것이다. 1990년대 한국은 GSM 방식이 아닌 CDMA 기술을 도입해 지금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만들었다.
차이나모바일의 성공요인 및 배경에는 중국정부의 산업보호정책과 풍부한 TD-SCDMA 잠재고객, TD-SCDMA 발전을 위한 독자적 기술보유, 이미 현실화된 TD-SCDMA의 산업화, TD-SCDMA의 성공에 유리한 국제형세, 높은 원가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볼 수없는 이익구조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성공요인을 통해 차이나모바일 TD-SCDMA 산업가치 사슬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면 차이나모바일과 TD-SCDMA 산업은 성장·발전해 나아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TD-LTE란 무엇인가?

이동통신 기술 방식은 크게 주파수분할(Frequnecy Division)과 시분할(Time Division) 두 가지로 나뉜다. LTE 역시 주파수 분할방식(FDD)과 시분할방식(TDD)으로 구분된다.

FDD방식은 업로드와 다운로드에 각각 별개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가령 20MHz의 주파수 대역폭이 있다면 10MHz는 다운로드를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10MHz는 업로드를 위해 사용된다.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진국 이동통신사들은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반면 TDD방식은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같은 주파수 대역 안에서 시간차를 두고 전송한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업로드에 비해 다운로드에 많은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FDD방식에 비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시분할 방식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주파수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인도, 러시아 등 신흥 이동통신 시장은 이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물론 FDD방식과 TDD방식 중 어느 것이 더 훌륭한 기술 방식이라는 결론은 없다. 다만 각 국가의 주파수 및 기술력에 맞춰 선택할 뿐이다.

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모바일 선진국은 기존의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FDD방식을 도입했고,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국에서는 새로운 기술 표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TDD방식을 내세웠다. 중국이 대표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줄곧 TDD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LTE 시대가 도래하자 차이나모바일은 TD-SCDMA의 연속선상에 있는 TD-LTE를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독자 기술 방식을 고집하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이렇듯 차이나모바일은 단순히 중국시장의 1위 사업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국 모바일 산업의 중추이자 자존심, 그리고 창과 방패의 역할을 모두 겸하고 있는 것이다.

LTE 시장에서도 시분할 방식인 TD-LTE는 주파수분할방식에 비해 네트워크 장비와 단말기 구매에 있어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차이나모바일은 TD-LTE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방식을 고집해 왔는데, 최근 애플과의 협력이 성사되면서 TD-LTE 보급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이나모바일과 애플의 협력, TD-LTE 생태계 조성

중국이 원천기술을 보유했다고 평가되는 TD-LTE 방식은 차이나모바일과 인도, 러시아 등의 신흥시장을 독자적 진화형태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애플의 합류는 그런 우려를 단번에 씻어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5S/C 제품부터 TD-LTE 방식을 공식 탑재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1222일 차이나모바일과 그동안 경쟁업체인 미국의 애플은 아이폰 공급을 계약했다.

내년 117일부터 차이나모바일은 아이폰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며, 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삼성전자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차이나모바일은 중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만 76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거대 통신사다. 삼성전자가 현재 중국 시장 점유률에서 애플보다 앞서 있지만 이번 아이폰 계약 성사로 머지않아 애플에게 추격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애플이 TD-LTE를 탑재한 아이폰을 내놓는다면 주요 국가에서 TD-LTE 방식의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할 것이고, 이 장비는 중국의 화웨이와 같은 TD-LTE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모바일의 TD-LTE 도입은 중국 기업들의 세계 진출과 구도를 같이 한다.

차이나모바일이 애플과 협력한 근본적인 이유이며, 애플 또한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완전히 따돌릴 계획을 갖고 있다. 차이나모바일과 애플의 계획은 거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2015117일 차이나모바일의 TD-LTE와 애플의 iPhone을 통한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의 생태계가 새롭게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