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2 정상에 어울리게 자신 있는 신년사 장면 연출
과거 중국 국가주석은 대부분 인민대회당이나 지도자 거주지 겸 사무공간인 중난하이(中南海) 회의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 같은 전통적 관행을 깬 지도자는 시진핑이었다.
2013년 12월 31일에는 중난하이 국가주석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하는 모습을 중국 중앙TV(CC-TV) 등을 통해 4분여 방송토록 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처럼, 집무실 TV카메라 앞에서 국제기준의 신년사를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작년은 “중국의 꿈(中國夢) 실현”을 주제로 했고, 구랍 31일에는 더욱 자신 있는 모습으로 다섯 가지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한다.
네티즌에겐 “여러 분이 전하는 말을 잘 알고 있다”, 관리들에겐 “고생했지만, 2015년은 더욱 힘들 것”을, 부패사범엔 “잡히는 것 외, 다른 길은 없음”을, 국민들에겐 “기대에 맞는 생활 향상”을, 세계에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의 앞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 집무실 기물 배치의 의미 및 변화된 모습
집무실 탁자 위 세 대의 전화, 책상 달력, 필통 1개 등의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6개의 문서 파일이 놓여 있어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세 대의 전화는 중국 전역의 고위간부들을 연결하는 비화 직통전화인 빨간색 전화기 2대와 중난하이 구내용으로 추정되는 흰색 전화기 1대다.
시 주석 뒤편에는 대형 오성홍기(五星紅旗, 국기)가 놓였고, 벽엔 만리장성 그림이 걸렸다. 국가와 중국민족을 상징하는 심벌들이다. 작년에는 만리장성 그림 양쪽의 서가와 CC-TV 화면 왼쪽 측면 서가에 진열된 총 6장의 사진 액자가 놓여 있었다. 그 중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1913~2002년) 등 가족사진이 4장이었다.
금년에는 몇 장이 빠지고 6장의 사진이 더 많아졌다. 작년 1월 26일 영하 30도가 넘는 혹한을 무릅쓰고 내몽고 국경수비대를 시찰했던 때의 사진 등이다.
‘권부’와 ‘밀실’ 이미지가 큰 국가주석 집무실을 있는 그대로 공개한 채 국가 부흥과 국민의 행복에 방점을 찍는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국민이 원하는 소통의 국가 경영을 실천해나가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