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자전거 바퀴 한 쌍을 7900달러(약 882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콘도머신을 예로 들며 일본 산업은 ‘오버엔지니링’의 덫에 빠져드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버엔지니어링’이란 현재 필요한 것보다 더 과하게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을 뜻한다. 제품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으로 핵심개념만을 담아 제품을 최대한 쓰기 쉽고 단순, 간편하게 만들고자 하는 최근의 미니멀리즘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보도에 따르면 롤스로이스 제트엔진과 도요타자동차 부품을 제작하는 직원 30명의 콘도머신을 운영하는 노부오 콘도와 유타카 콘도 형제는 타이타늄과 카본파이버를 사용해 매우 부드러운 주행감을 자랑하는 자전거 바퀴를 만들었다. 18마일의 속도로 바퀴를 돌린 후 정지하기 까지 경쟁사들의 최고급 제품은 90초가 걸린데 반해 콘도 형제의 바퀴는 무려 6분이 걸렸다. 그만큼 저항이 적고 부드럽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일본의 오버엔지니어링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전제품 생산업체 샤프는 투명한 얼음을 만드는 냉장고를 만들어 1300달러에 판매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스마트폰에 세제 브랜드명을 입력하고 이를 센세에 가져다 대면 얼마만큼의 세제를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세탁기를 1800달러에 팔고 있다.
또 스마트폰이 무료 내비게이션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는 상황에서 파이오니어는 자동차 앞유리에 갈 길을 알려주는 기능만을 갖춘 내비게이션기기를 25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은 인터넷에 접속하는 모바일폰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지난해 스마트폰 수입은 3400만대에 달한 반면 수출은 24만대에 그쳤다. 앨버트 모엘 샌포드 C.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일본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마케팅이 아닌 엔지니어링이 제품 개발을 주도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제품을 이렇게 좋게 만들면 소비자들이 이를 구입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정말 소비자들이 구입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려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