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사물인터넷(IoT) 확산과 동영상 전송 서비스 보급으로 데이터 용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 보존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는 구조적 변화가 반도체 호황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는 반도체 제조장치 관련 기업 6개사가 공개한 2017회계연도(2017년4월~2018년3월) 실적 예상치를 보면 6곳 가운데 3곳이 최고경상이익을 예상했다.
지난해 9년 만에 최고이익을 기록한 도쿄일렉트론은 2017회계연도에도 연결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37% 늘어날 216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와이 도시키(河合利樹) 사장은 지난달 열린 결산설명회에서 “앞으로도 (반도체나 장치)시장은 확대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제조장치 업체 디스코와 SCREEN홀딩스도 최고 경상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일본 반도체제조장치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과 3월 일본 관련 업체의 반도체 제조장치 수주액은 1800억엔을 넘었다. 과거 최고였던 금융위기 전의 2007년 2월(1955억엔) 수준에 육박하는 규모다.
니혼게이자이는 “반도체 호황은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반도체장치 세계 1위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달 새 사상 최대인 42억달러의 주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2위 네덜란드 ASML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5% 늘어난 19억유로(약 2조3000억원)였다.
신문은 스마트폰 대용량화가 가속하고 있는 가운데 고성능 서버를 수 천대 규모로 도입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잇따르면서 데이터 저장소 역할을 하는 메모리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에서 고속처리가 가능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전환되는 SSD 구성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업체는 거액의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반도체 빅3’는 연간 약 1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사이클이 짧은 반도체 시장은 ‘실리콘 사이클’이라 불리며 보통 3~4년을 주기로 불황과 호황을 오갔다. 하지만 노무라증권은 “실리콘 사이클 순환은 이미 과거”라며 “현재는 반도체 수요 호조가 이어지는 수퍼 사이클에 진입해 있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도시바에서 분사·매각되는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1987년 전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도시바 입장에서 현 시점에 메모리 사업을 매각한다는 것은 ‘눈물의 바겐세일’이나 다름없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