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마찰 영향 등으로 반도체 수요 둔화, 주요 공장 일시적 조업 중단 등 고전

르네사스 이사회의 이번 결정은 이사회 임의의 자문기관으로 설치·운영하는 지명위원회가 경영자로서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조기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위원회의 답신을 받은 쿠레 분레이가 흔쾌히 사임을 승낙했다고 한다.
쿠레 분세이는 하이테크 자동차 부품사인 '칼소닉칸세이(Calsonic Kansei)' 사장과 '일본전산(日本電産)' 부사장을 거쳐 2016년 6월 사장 겸 CEO에 취임했다. 2017년 아날로그 반도체에 강점을 가진 미국 '인터실(Intersil)'을 3000억 엔에 인수한 뒤 올해 3월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IDT(Integrated Device Technology)'를 약 7000억 엔을 들여 산하에 거느리는 등 M&A를 활용한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하지만 미중 무역 마찰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둔화되는 것을 배경으로 르네사스 또한 국내 주요 공장에 대한 일시적 조업 중단을 검토하는 등 고전을 겪게 됐다. 5월에 발표한 2분기(4∼6월)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9% 감소한 1850억∼1930억엔, 영업 이익률은 9.5%로 전년 동기보다 16.3%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쿠레 분세이 CEO는 연임 3개월 만에 실적 악화에 대한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된 것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