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유럽의 상당 국가들이 확진 사례와 사망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봉쇄 조처를 내렸다. 스페인,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덴마크, 체코,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줄이기 위해 국경 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와 독일 일부 지역에서는 휴교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럽의 각국 축구리그도 중단되었고, 심지어 영국은 잉글랜드 지방선거를 1년 연기하기도 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5000여 명이 사망했다며, 이를 "비극적인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유럽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중심지가 됐다"라면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 사례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전염병이 한창일 때 보고됐던 수보다 현재 유럽에서 매일 더 많은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유럽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유럽은 지난 1995년 프랑스, 독일 등 7개국이 자국의 국경을 개방하는 쉥겐조약을 룩셈부르크 남부의 쉥겐에서 서명했다. 실로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국가에서 국가로의 이동이 여권이나 검문 등 없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유럽연합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오히려 유럽연합 보다 물리적 국경을 완전히 허물었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조치였다. 오늘날에는 26개국이 가입해 있고 유럽연합 소속 국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다.
그런데 이 국경의 철폐가 바이러스 전파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얼마나 많은 감염자들이 열린 국경을 통해 드나들었는지 전혀 추적할 수도 없고 관리를 할 수도 없는 처지인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코로나19에 대해서만큼은 유럽은 '한 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곧 유럽 전체가 코로나19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아시아에서는 그나마 지역을 고립할 수 있고, 봉쇄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유럽은 분명히 다르다. 코로나19의 중심지가 옮겨간 사실 뿐만 아니라 이제 유럽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의 공동 의료체계를 가동해야만 할테니 말이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