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 안전하니 제발 맞아주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미국 등지에서 시작된 가운데 ‘백신 접종’ 여부를 두고 전혀 다른 시선이 표출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우선 순위를 어기면서 먼저 접종 받으려는 ‘새치기’가 시도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백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접종자에게 인센티브를 당근으로 제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9일(현지시간) 부유층의 ‘백신 접종 새치기 현상’을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자 부유층이 남들보다 먼저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거액의 기부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가 의료 종사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필수업종 근로자, 고령의 기저질환자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기준을 마련했지만, 수만 달러의 ‘뒷돈’을 제시하며 의사들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LA 시더사이나이 메디컬센터의 제프 톨 박사는 “그들(일부 부유층)은 수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하려고 한다”며 새치기 현상을 전했다.
그는 최근 한 부유층 고객으로부터 “2만5000달러(약 2748만 원)를 병원에 기부하면 접종 순위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문의했다”고 토로했다.
부유층 고객을 전담하는 일부 사무실에는 백신 우선 접종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순간을 대비해 우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부유층도 많다.
할리우드의 부유층 연예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한 병원의 의사는 “고객들은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백신을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우선 접종 대상자이지만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이들 때문에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노샘프턴 카운티 정부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인센티브 방안까지 마련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노샘프턴 카운티는 최대규모의 요양시설인 그레이스 데일 요양원 직원들에게 인센티브 카드를 꺼내들었다.
약 700명의 직원들 중 백신을 맞은 직원에게는 750달러(약 82만 원)를 주기로 한 것이다.
노샘프턴 카운티 정부는 이번 정책 비용으로 49만∼49만3000달러(약 5억4205만 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