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대표주자이자 ‘버킨’과 ‘켈리’ 등 고급 가죽 백으로 널리 알려진 에르메스(Hermès)가 지속 가능한 소재로 제작한 핸드백을 발표하며 친환경 패션 브랜드 ‘라인 업’에 합류한다. 이들이 주목한 가방의 소재는 다름 아닌 버섯소재의 가죽(Mushroom-Based Leather)으로 친환경 스타트업 마이코웍스(MycoWorks)와의 협업으로 세상에 나왔다. 자연과 바이오 기술의 융합으로 태어난 이 신소재를 우선 여행용 보스턴백에 활용되는 ‘빅토리아’에 ‘카프 스킨(송아지 가죽)’ 대체재로 사용하기로 했다. 첫 제품은 캔버스 소재와 결합 된 것으로 연말께 발매될 전망이다.
이 소재는 캘리포니아를 거점으로 하는 스타트 업 마이코웍스(MycoWorks)와 제휴해 실현된 것으로 이들의 특허기술 ‘Fine Mycelium(순수 균사체)’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제품이다. 마이코 웍스는 앞서 버섯을 이루는 세포로 섬세한 실 구조를 갖춘 균사체를 활용한 제품과 연구를 선보였는데, 그간 선보였던 제품이 촉감과 내구성 면에서 일반 가죽제품과 유사한 스펙을 갖춰 주목받아온 바 있다. 마이코웍스와의 독점 계약을 발표하며 에르메스는 앞으로 향후 3년간 생명공학이 접목된 새로운 소재 개발과 장인정신을 결합한 제품 전개 계획을 전했다.
마이코웍스에는 여배우 나탈리 포트만과 뮤지션 존 레전드도 출자하고 있다. 이 제품은 석유나 동물 소재 제품에 비해 CO2 등 온난화 물질 배출량이 적고, 환경 오염이 적은 것이 특징이며, 미래를 담당할 지속 가능한 기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에르메스의 예술감독 피에르-알렉시스 뒤마는 “마이코웍스의 비전과 가치관은 에르메스와도 공명하는 것이다. 제품의 수명을 최대한으로 연장하고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천연소재로 전환해 탁월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실바니아’와 함께 에르메스의 중심에 있는 생각인 혁신을 추구해 나가고 싶다”라고 이번 제품의 개발의미를 밝혔다.
마이코웍스의 맷 스컬린 CEO는 “순수 균사체 소재 제품을 만드는 데 에르메스보다 더 뛰어난 파트너는 상상할 수 없었다. 두 기업은 장인정신과 기술, 품질, 혁신, 인내라는 공통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신소재 ‘실바니아’는 소재의 미래를 성장시키겠다는 공통의 비전과 새로운 디자인의 가능성을 풀어내는 탐구의 결과다. 나는 2017년에 마이코 워크스를 소개받았다. 이는 에르메스가 처음 순수 균사체 소재를 체험한 것과 같은 시기였다. 당시 마이코 웍스는 작은 아티스트 스튜디오를 거점으로 하고 있었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소재의 가능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리텔링의 힘은 새로운 기술와 아트의 열쇠다. 에르메스는 이에 관련돼 있다. 순수 균사체는 예술적 실천과 장인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시에 에르메스는 천연소재를 강화하기 위한 마이코 워크스의 독특한 기술적 접근과 이 소재가 세계 최고 품질의 재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실바니아’가 자연과 생명공학이 어떻게 연계해 최고 수준의 품질 소재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