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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절대 갑' TSMC의 비결 두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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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절대 갑' TSMC의 비결 두가지

천문학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경쟁자 압도

글로벌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가 천문학적인 투자와 뛰어난 기술력으로 점차 반도체 업계에서 '넘사벽'이 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가 천문학적인 투자와 뛰어난 기술력으로 점차 반도체 업계에서 '넘사벽'이 되고 있다.
코로나가 앞당기고 있는 4차 산업 혁명 바람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의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맞춤형 반도체라는 ‘시스템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제조사인 TSMC는 이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 등 기업경쟁력 측면에서 ‘넘사벽’이 되고 있다.

TSMC는 다양한 웨이퍼 생산라인(고전압, 혼합신호, 아날로그)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로직 생산라인에서 최고로 알려져 있다. ATI 테크놀로지스, 브로드컴, 코넥산트, 마벨, 엔비디아, VIA 테크놀로지스 같은 다수의 팹리스 첨단기술 회사들이 고객이다.
수치는 그것을 잘 보여준다. 기업 가치는 시총 650조 원 규모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TSMC에 대해 ‘제왕격 파운드리 기업’이라고 칭하고 있다. 이처럼 강한 경쟁력을 갖는 TSMC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 보다 20년 가까이 뒤늦게 출발해 삼성전자를 배우던 TSMC가 삼성전자를 반발이라도 앞서가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뛰어난 기술력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는 대만의 남부 도시 젠티피케이션에 3nm 공정 반도체 칩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공장은 22개의 축구 경기장에 해당하는 16만 평방미터의 부지 면적을 자랑한다. 최대 70% 빠르게 작동하고 오늘날의 최첨단 칩보다 적은 전력을 소비하는 3nm 칩은 스마트폰에서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TSMC의 새로운 반도체 제조 공장은 대만의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세계에서 TSMC는 우주의 중심이라고 불린다. TSMC와 어깨를 겨루는 한국의 삼성전자만이 3nm 공정 기술을 사용하여 반도체 칩을 2022년부터 양산할 수 있다.

현재 최첨단 과정은 5nm다. 칩에 통합된 트랜지스터가 작을수록 전력 소비가 낮고 처리 속도가 빨라지므로 새로운 3nm 칩은 고객에게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

소형화는 칩 통합을 높이고 비용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기술적 어려움이 매우 높다. 3nm 노드의 트랜지스터는 인간의 머리카락 크기의 2만 배에 불과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계 및 화학적 측면을 조정할 수 있는 회사는 관련 제조 기술에 정통한 TSMC 이외의 기업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규모의 이점을 실현하고 광범위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도 사실상 TSMC 외 세계 어디에도 없다.

사실상 유일한 경쟁자 삼성전자도 각종 악재로 5nm 회로를 사용하는 최첨단 칩 수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TSMC에 수개월 뒤처졌고 그 이후 기술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주장까지도 나오는 실정이다.

대만에 본사를 둔 리서치 회사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TSMC는 2021년 1분기에 파운드리 제조의 56%를 차지하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 포인트 증가하여 지배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점유율은 2년 전보다 8포인트 상승한 반면 2위 삼성은 점유율이 1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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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패권 싸움에서 이득 쟁취

TSMC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 시장을 지배하는 거인이다. 지금까지 최첨단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시장의 영향력 증가는 TSMC를 세계 반도체 패권 다툼에서 최전선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은 전 세계 주요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방 국가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들은 제동이 걸렸다. 많은 나라에서 정치인들은 반도체 제조에 대한 국내 투자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 제조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만은 수년 동안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대결의 중심에 있었다. 최근에 이 두 강대국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대만과 TSMC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TSMC와 동일한 제조능력을 갖고 싶어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TSMC의 최첨단 반도체 칩이 없다면 미국과 기술경쟁에서 결코 앞서갈 수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설계는 최고 경쟁력을 갖지만 제조하는 것은 TSMC다. 미국 최대 최고 반도체 기업인 인텔조차도 프로세서 제조의 일부를 TSMC에 아웃소싱 한다. 미 국방부는 첨단무기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칩의 국내 생산 필요성을 워싱턴에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TSMC는 아마도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가 되었다.

두 나라 모두 속은 어떨지 모르나 당장은 대만과 TSMC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자료=대만 TSMC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자료=대만 TSMC 홈페이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막대한 투자, 돈의 힘

세계 각국 정부는 TSMC의 성공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TSMC 정도의 제조 역량을 달성하기 위해 특별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번에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을 경험하면서 자신들의 처지를 잘 알게 되었다. 스스로 세계의 거인으로 생각해 왔지만 실제로 거인은 반도체 제조업체이고 자동차 제조업체는 개미에 불과했다.

TSMC는 그동안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모토에 충실했다. 애플, AMD, 퀄컴과 같은 주요 브랜드의 제품에 자신을 통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반도체시장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로 글로벌 계약 생산 반도체 칩 시장의 절반 이상을 TSMC가 차지하고 있었다.

TSMC의 시장 지배력은 공정 기술 노드의 각 업데이트로 강화되고 있다.

판매 기준으로 자동차 반도체 주류인 28~65nm 카테고리에서 40~65%에 불과하지만 최첨단 노드의 경우 90%에 육박한다. TSMC는 특히 최첨단 칩에서 자체적으로 계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불과 20년 전에는 20개의 반도체 제조 공장이 있었지만, 오늘날의 최첨단 칩은 대만의 TSMC만이 제조할 수 있다. 공정 기술 노드의 개발이 어렵고 제조 시설의 확장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칩 제조업체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최신 반도체 제조 장비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칩 제조업체가 제조를 아웃소싱했으며 TSMC의 경쟁 업체인 많은 반도체 공장이 경쟁에서 떨어졌다.

TSMC는 올해 250억~280억 달러의 자본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엄청난 금액은 인텔과 삼성전자를 모두 능가한다. 2020년 지출보다 63% 이상 늘었다.

번스타인의 반도체 산업 분석가 마크 리는 인텔이 2023년에 CPU 제조의 20%를 TSMC에 아웃소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TSMC는 이를 수용하기 위해 제조 시설을 늘려야 하고 약 10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반도체 제조에는 특별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 경쟁의 최전선에서 계속 싸우기가 점점 더 어렵다.

지난 4월 TSMC는 반도체 부족에 대한 대응으로 2023년까지 자본 지출에 1000억 달러를 할당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2021년에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대다수는 동적 랜덤 액세스 메모리 및 기타 메모리칩에 투자할 계획인데 투자 규모는 TSMC보다 적고 기업의 총수도 현재까지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다. 그것이 삼성전자가 고전하는 이유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