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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세계식량기구 수장과 맞장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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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세계식량기구 수장과 맞장 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부자는 자신의 재산만 소중히 여기는 이기적인 존재인가, 사회에 기여할 줄도 아는 책임있는 시민인가.

글로벌 부호들의 사회적 책임 문제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세계식량기구 수장과 세계 최고 부자가 맞장을 뜨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보유 주식 가치가 끊임없이 급증하면서 최근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에 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최근 전세계 부자들을 상대로 기부를 요청한 것에 대해 조건부 화답을 했다. 언제든 재산을 떼어줄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투명한 회계 처리를 조건으로 달았다.

비즐리 WFP 사무총장도 기다렸다는 듯 언제 어디서든 머스크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도움 된다면 주식 당장 처분하겠다”


1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60억달러(약 7조500억원)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유엔이 입증할 수 있다면 ‘당장’ 보유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60억달러를 내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세계 기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WFP가 내 트윗에 댓글로 달면 지금 당장 테슬라 주식을 처분해 도움을 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머스크는 “다만 지출 내역을 대중이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오픈소스 회계 방식을 통해서만 재산을 환원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에는 부자는 탐욕에 눈이 어두워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 것으로 비쳐지는 것에 반박하는 취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기아 문제가 오로지 돈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냐고 반문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비즐리 WFP 사무총장이 지난달 26일 CNN과 인터뷰에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CEO 같은 세계 최고 부호들이 60억달러만 내놓는다면 아사 위기에 있는 4200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응답을 한 셈이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세계 최고 부자 400명이 재산의 일부만 떼어준다면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전혀 복잡할 것이 없는 문제라며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최고 부자들이 일회성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지속적인 도움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한번에 쾌척하는 방안을 제시한 셈이다.

CNN은 “억만장자 순위를 집계해 발표하는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배로 급증해 현재 3110억달러(약 365조5000억원) 정도”라면서 “비즐리 사무총장이 언급한 60억달러는 이의 약 2%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비즐리 사무총장 “어디서든 만나 설명 드리겠다”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곧바로 대환영한다며 언제 어디서든 만나 기부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일 머스크의 트윗에 단 댓글을 통해 “지구가 좋고, 우주도 좋고, 어느 곳에서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WFP는 투명한 오픈 소스 회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부자들이 60억달러을 기부한다고 해서 세계 기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정학적인 불안과 대규모 이주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아사 직전에 있는 4200만명을 구하는 일은 분명히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주로 테슬라 주식이 급등한 덕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나 그가 테슬라 주식을 실제로 처분한 일은 거의 없다. 최근에는 머스크가 아울러 경영하고 있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약 117조5000억원)를 돌파하면서 그의 순자산은 신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머스크 CEO가 WFP의 요청에 대해 밝힌 입장은 그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억만장자세 법안이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법률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달은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부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기 위한 수단일뿐이라고 정면 비판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억만장자에 대한 과세를 통해 위험 수위에 달한 연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면서 “연방정부의 지출을 줄이는 것 근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머스크가 WFP의 요청에 화답하면서도 투명한 회계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기부금이 쓰여지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

얼마든지 기부할 용의는 있지만 방만하게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면 호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 사진=CNN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