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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내년 주식시장 대세는 빅테크 아닌 가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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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내년 주식시장 대세는 빅테크 아닌 가치주

모건스탠리 CIO "금리 상승흐름 잡으면 기술주 타격"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 사진=로이터

미국 주식시장이 흐름이 대형 기술주에서 은행·석유·소비재·산업·보건 등 이른바 가치주로 다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술주 상승의 주된 바탕 가운데 하나였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고삐를 다시 죄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역시 서서히 약화하면서 일상생활 복귀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애플, 아마존, 메타(옛 페이스북) 등 빅테크의 시대가 저물고 은행 등 전통적인 가치주의 시대가 다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고삐 죄는 연준


지난해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통화완화에 나섰던 연준은 최근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많은 이코노미스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고 강조하며 통화완화에 무게중심을 뒀던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서서히 줄이는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뒤 통화정책 방향을 틀고 있다. 특히 매파 성향이 조금 더 강한 제롬 파월 의장이 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물가 오름세에 따라붙었던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퇴역'시켰고, 연준 고위 관계자들도 조기 테이퍼링 종식과 금리인상 군불을 때고 있다.

이르면 내년 3월 연준의 첫번째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장, 가치주로 무게 중심 이동 예고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은 주식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만 특히 기술주에 타격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엔비디아 등 향후 성장 전망이 탄탄한 기술주 투자가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저평가된 가치주 매수가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6일(현지시간) 주식시장에서 이 점이 일부 확인됐다.

가치주가 포진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700 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월그린, 암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보잉, 비자, 코카콜라 등 주식시장 터줏대감이면서도 지난해 이후 이름을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적인 가치주들이 급등하면서 다우지수를 끌어올렸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일 CNN비즈니스에 "내년에는 가치주, 인플레이션에 관한 논란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 "이는 가치주와 경기순환주에는 호재이지만 기술주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금리가 올라 확실한 상승 흐름으로 자리를 잡으면 기술주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술주, 규제 타격에도 직면


샬럿은 많은 투자자들이 대형 기술주에 대한 연방정부 규제 강화에 관해 무관심하다면서 이는 실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누가 승리하건 간에 대형 기술업체들에 대한 규제 강화는 예정된 것이라면서 기술주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샬럿은 기술업체 견제는 대중에 영합하는 인기 있는 포퓰리스트 정책이라면서 그저 페이스북 대 민주당이나 공화당 같은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대 정부간 구도라고 강조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형 기술업체들에 대한 규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샬럿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금융, 산업, 부동산, 여행 관련주가 기술주보다 더 낫다고 권고했다.

거품 주의해야


모두가 이 같은 전망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제뉴인 인베스터스 ETF의 가이 데이비스 상무는 시장 심리를 보기보다 주가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장기 동력인 실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대형 기술주는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계속될 종목들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스는 MS, 메타 등 성장 가능성이 여전한 대형 기술주를 추천했다.

그러나 그 역시 가치주에도 투자하고 있다.

가치주에서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찰스슈와브, 퍼스트 아메리칸, 무선 인프라 업체 아메리칸 타워 등을 ETF에 편입시키고 있다.

대신 연초 주식시장을 달군 대표적인 밈주인 게임스톱, AMC 등은 멀리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또 상승장에 끼지 못할지 모른다며 조급해하지 말라는 충고도 나온다.

엠파이어 파이낸셜 리서치의 휘트니 틸슨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주식시장 흐름이 1999년과 2000년초 닷컴거품 붕괴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상승장을 놓칠지 모른다는 공포(포모·FOMO)"에 매몰되지 말고 신중히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