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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학개미' 대거 뛰어든 미국 ETF시장 급성장 어디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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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학개미' 대거 뛰어든 미국 ETF시장 급성장 어디까지 가나

WSJ, 올해 미국 ETF 투자금 1조 달러 돌파… 신규 상품 380개 쏟아져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스 우드 아크인베스먼트 최고경영자(CEO)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스 우드 아크인베스먼트 최고경영자(CEO)
한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공룡처럼 커져 투자금이 지난달 말 현재 1조 달러 (약 1,182조 원)를 돌파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말의 7,357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규모이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ETF 시장 투자금도 9조 5,000억 달러에 달해 지난 2018년 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로 시장이 커졌다. EFT는 기존 지수연동형 펀드처럼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이 거래소에 상장돼 개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미국 ETF 시장은 올해 S&P 500지수가 25% 오르는 증시 활황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또한 이를 대체할만한 수익성 있는 투자 수단이 없는 것도 ETF 시장에 투자금이 몰린 이유 중의 하나라고 WSJ이 지적했다. 미국 ETF 시장에서는 특히 밴가드그룹,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 ‘빅3’가 전체 투자금의 4분의 3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한국 서학개미도 ETF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은 나스닥 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나스닥 상장 2,600여 기업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메타플랫폼, 어도비, 넷플릭스 등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절반 이상이 테크기업이다.

나스닥100을 기초지수로 하는 가장 대표적인 ETF 상품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와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이다. 지난 12월 8일 기준으로 이 2개 상품이 한국의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1, 2위 ETF이다.
미국 투자자들도 이제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처럼 거래가 자유로운 ETF 상품에 함께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WSJ이 전했다. 올해 ETF에 신규로 들어온 투자금이 840억 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ETF가 하루가 멀다고 생겨나고 있다. 자산 운용사들이 올해 새로 시장에 내놓은 ETF가 380개에 달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ETF 상품은 약 600개가량이고, 이 중 5분의 3 이하가 1억 달러 미만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WSJ이 시장조사업체 팩트세트(FactSet)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주식 시장이 위축되면 ETF도 충격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미국에277개의 ETF가 상장 폐지됐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액티브 ETF 371개 가운데 10%가 S&P500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지만, 3분의 1은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66)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ETF 투자로 재미를 톡톡히 봤으나 최근에는 고전하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0년에 ETF 투자로 자산이 2배 이상 늘었으며 올해 초 그 규모가 600억 달러에 달했다.

아크인베스트는 2014년 설립됐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테슬라 등 성장주에 공격적으로 베팅했다. 이 회사 주력 펀드 아크이노베이션 ETF(ARKK)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40%의 이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아크 ETF는 지난 2월 고점 대비 34%, 올해 연간 17% 하락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610억 달러에 달했던 아크의 자산은 최근 34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