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올해의 인물’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인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에게 타임이 부여해온 타이틀로 미국과 프랑스간 대서양 무착륙 단독비행에 성공한 미국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를 지난 1927년 첫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래 매년 발표해왔다. 올해 발표는 지난 한해 머스크의 영향력이 지구촌 전체에서 얼마나 컸는지를 잘 웅변해준다는 평가다.
기업인 수상자 가운데 근년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1999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005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2010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에드워드 펠센털 타임지 편집장은 13일(현지시간) 머스크를 ‘올해의 인물’로 발표하면서 “올 한해 지구상에서, 심지어 지구라는 영역 밖에서도 머스크만큼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인물은 없다”면서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인물일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가장 많은 변화를 불러온 인물이기도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의 인물’ 수상 후 불운 따른 인물들
미국의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1999년 수상한 베조스 CEO, 2001년 수상한 루디 줄리아니 미국 뉴욕시장, 2016년 수상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아마존을 오늘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공시킨 베조스는 당시 전자상거래 분야를 개척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올해의 인물’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0년 3월부터 이른바 ‘닷컴 거품’이 붕괴하면서 아마존 주가가 그해 말 90%나 폭락하는 치욕을 겪어야 했다.
검사 출신인 줄리아니는 범죄와 마약의 도시로 악명 높았던 뉴욕의 범죄율을 크게 끌어내리고 2001년 9월 11일의 9·11테러 직후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관리해 2001년 ‘올해의 인물’로 뽑히는 영광까지 누렸다. 그러나 그 이후 정치 행보에 불운이 잇따르면서 2008년 대통령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려 했지만 존 매케인에 밀려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고 2016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큰 기여를 해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겸 최측근이 됐지만 미 의회가 트럼프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뒤 해고당하는 수모를 당한데 이어 최근에는 트럼프가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트럼프를 위해 부정선거 의혹을 허위로 퍼뜨려 여론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변호사 자격까지 정지당했다.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세계 최대 1인 미디어’로 통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했던 트럼프 역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2016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지만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임기 중 두 번씩이나 탄핵 소추되는 굴욕을 겪은데 이어 소설미디어를 통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세력의 지난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건 후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퇴출당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폭스뉴스 “머스크 선정에 진보진영 반발”
머스크도 과연 이런 전철을 밟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폭스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를 비롯한 미국의 진보진영 인사들도 타임지의 선정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산가이면서 세금은 쥐꼬리만 내 비판받아온 기업인, 시대에 뒤떨어지게 무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하는 기업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방역 조치를 깎아내리는 기업인을 무슨 자격으로 ‘올해의 인물’로 뽑았냐는 것.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 고문을 지낸 민주당 소속 정치인 커트 바델라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일로 타임지의 공신력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유명 페미니즘 소설가 에리카 종의 딸인 좌파 성향의 몰리 종-패스트 작가도 이날 올린 트윗을 통해 “정부 지원금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으면서 늘 정부를 비판해온 머스크가 ‘올해의 인물’로 뽑히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진보적 정치학자로 포퓰리즘 연구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카스 무데 미국 조지아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도 트위터에 쓴 글에서 “지구상 최악의 인물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는게 타임지의 전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정 결과는 매우 논리적”이라고 비꼬았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