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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미국 코로나19 재확산 쇼크… 뉴욕시 다시 '유령의 도시'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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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미국 코로나19 재확산 쇼크… 뉴욕시 다시 '유령의 도시'로 전락

미국 하루 신규 확진자 12만명 넘어... 델타·오미크론 변이 확산 중심지로 떠올라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다시 유령의 도시로 전락해가고 있다. 사진은 텅빈 맨해튼 중심가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다시 유령의 도시로 전락해가고 있다. 사진은 텅빈 맨해튼 중심가 모습. 사진=로이터
월스트리트가 있는 미국 뉴욕시가 다시 ‘유령의 도시’로 바뀌고 있다. 최근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맨해튼의 마천루 사무실에서 인적이 사라지고 있다.

뉴욕 시민들은 몇주일 전까지만 해도 올해 성탄절을 앞두고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었다. 그러나 델타 변이의 확산과 오미크론의 급습으로 뉴요커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브로드웨이 극장들은 다시 문을 닫았고, 음식점과 백화점 등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져 가고 있다. 그 대신 코로나19 검사소 앞에서만 긴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언젠가 본 적 있는 눈에 익은 광경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라고 뉴욕의 분위기를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 뉴욕시는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의 집결지로 전락했다”라고 전했다.
뉴욕시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각급 학교는 다시 교문을 굳게 닫았고, 뉴욕시의 직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종용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극장과 음식점 등은 문을 열고 싶어도 대면 접촉을 꺼리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최근 뉴욕 검사소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사람의 비율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 9일에는 양성 판정 비율이 3.9%였으나 12일에는 7.8%로 늘어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당시의 혼란 상황이 재연되거나 치명률이 올라가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추수 감사절 휴가 이후 병원 입원 환자가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몇 주 전까지는 뉴욕에서 델타 변이가 감염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제 뉴욕시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전체의 13%를 넘어섰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식당이나 관광 시설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에 가려면 반드시 백신 접종을 받아하는 미국판 ‘방역 패스’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는 오는 27일까지 민간 기업에도 백신 의무화 조처를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번 주부터 실내에서 주민들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블라지오 시장은 새해 1일부터 5∼11세 어린이도 식당, 공연장, 체육관에 입장하려면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성인은 지금까지 1회차 접종만 하면 식당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오는 27일부터는 기준이 2회 이상 접종으로 강화됐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뉴욕시 성인의 90%가 최소 1회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그러나 15일 뉴욕주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만 8,276명으로 지금까지 하루 감염자 중에서 세 번째로 많은 기록이 나왔다. 이 중에서 뉴욕시에서만 8,318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미국 최대의 공립학교 시스템을 운영하는 뉴욕시 교육청은 지난달에 2,500개 교실의 문을 닫았고, 그 숫자는 이제 4,200개로 늘어났다. 브로드웨이 극장들은 18개월 만인 지난 9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가 이번 주부터 공연 일정을 서둘러 취소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6일 자체 집계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주간 하루평균 코로나 신규 환자가 12만 명을 넘었고, 이는 2주 전과 비교해 40% 치솟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11월 초의 주간 하루평균 신규 환자와 비교하면 70% 증가한 수치다.
CNN 방송도 존스홉킨스대학 자료를 인용해 하루 평균 신규 환자는 11만 8,717명, 사망자는 1,326명으로, 각각 한 달 전과 비교해 40%, 1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입원 환자는 한 달 전과 비교해 40% 증가한 6만 7,306명을 기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ABC 방송 등에 출연해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바이러스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