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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FDA,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첫 승인…오미크론 잠재울 '게임 체인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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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FDA,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첫 승인…오미크론 잠재울 '게임 체인저' 되나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12세 이상 연령층 처방 승인… 머크사 알약은 보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알약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사용을 처음으로 승인했고, 화이자는 이 알약의 생산량을 지속해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알약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사용을 처음으로 승인했고, 화이자는 이 알약의 생산량을 지속해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2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위중증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고, 긴급 사용 승인 결정을 내렸다. FDA가 코로나19 알약 치료제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알약은 특히 임상 실험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자에게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미국 등에서 지배종으로 자리 잡은 오미크론 확산 사태를 수습하는데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날 “오미크론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의사들이 팍스로비드의 초기 공급분을 신속하게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WP는 코로나19 환자가 증상이 확인된 뒤 3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면 위중증으로 가지 않을 확률이 8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코로나19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빠르게 퍼지는 가운데 오미크론 퇴치에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이번 승인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감염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5일 동안 12시간마다 모두 30알을 복용해야 한다. FDA는 이날 팍스로비드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안정성을 이유로 12세 이상과 성인을 대상으로 이 약을 처방하도록 제한했다.

기존의 코로나19 치료제는 링거용 또는 주사제였으나 팍스로비드는 처음으로 개발된 알약이다. 글로벌 제약업체인 머크사도 코로나19 치료 알약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를 개발한 뒤 임상 실험을 해왔다. 애초 FDA가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 사태에 대응해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를 동시에 승인할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팍스로비드가 몰누피라비르에 비해 더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머크사의 코로나19 알약 치료제를 승인하도록 권고했다. FDA 자문 기구인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는 투표를 거쳐 찬성 13, 반대 10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누피라비르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머크는 애초 이 약을 먹었을 때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하거나 사망할 가능성을 5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었으나 FDA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그 가능성이 30%가량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정부는 일단 1,000만 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팍스로비드 구입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 약을 사용하면 환자 1명당 530달러(약 63만 원) 가량이 든다. 그렇지만, 이 알약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코로나19 환자가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NYT가 지적했다.

화이자는 미국에서 즉시 팍스로비드를 납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FDA의 승인을 받는지 1주일 이내에 6만 5,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약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코로나 환자가 앞으로 하루 이내에 이 알약을 복용하기 시작할 수 있고, 향후 환자 증가에 맞춰 약의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또 내년 1월에 환자 20만 명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공급할 수 있고, 내년 2월에 다시 15만 명의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부터는 생산량은 더 늘릴 수 있다고 화이자가 강조했다. 화이자는 2022년 중반에 1억 2,000만 정을 생산할 목표를 세워놓았다고 했다. 화이자는 내년 중반께 3,000만 명을 치료할 수 있도록 다른 나라에도 이 약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에서 하루 코로나19 감염자가 현재보다 10배 이상 늘어나 100만 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어 팍스로비드를 12세 이상 연령층에만 처방해도 수요를 따를 수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FDA는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받은 환자는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 5일 이내에 이 약을 먹기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확진을 증명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현재 결과를 알 수 있을 때까지 1~2일이 걸리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와 즉각 결과를 알 수 있는 항체 검사 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NYT는 미국 정부가 항체 검사만으로 이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 가정에 무료로 5억 개의 무료 검사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팍스로비드 알약을 처방받으려면 가정용 검사가 아닌 병원이나 약국 등에서 실시하는 항체 검사 또는 PCR 검사를 별도로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