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핵준비 태세 강화로 오판 우려해 이번주 발사 시험 무기 연기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주에 핵전력 준비 태세 강화를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의 인내심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ICBM 시험 발사 계획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오해와 오판을 부를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발사 시험 연기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의 미니트맨-3 시험 발사 연기 방침을 비판했다. 인호프 의원은 “힘과 결의를 보여줘야 억지력이 발휘되는 것이고, 공허한 제스처를 위해 준비 태세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전력 준비 태세 강화에 맞대응하지 않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미국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폭격기에 탑재해 발진하거나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러시아 항만을 떠나 해상으로 출격하는지 정밀 감시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전력 준비 태세 강화 훈련을 지속해서 해왔고, 만약 러시아가 핵무기를 이동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미국 정보 당국과 군 당국이 이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미국 군사 전문가들이 말했다. 양국은 서로 핵무기 배치 동향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은 지상 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격납고에 보관하고 있고, 항상 발사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핵전쟁이 발발하면 승자 없이 모두가 공멸하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의 핵심 토대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들이 핵전쟁에 대해 우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잘라 말했다.
미 공군은 지난해 8월 11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 시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미군이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 서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시험용 대기권 재진입체를 장착한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탄두가 장착되지 않은 미니트맨-3은 발사 지점에서 약 4200마일(6760㎞) 거리의 태평양 마셜군도의 콰절린 환초 인근 해상에 떨어졌다.미국이 보유한 LGM-30 G 미니트맨-3은 무게 36t, 지름 1.67m로 3개의 고체 추진 모터를 갖고 있다. 최대 사거리 9,600여㎞, 속도 마하 23인 미니트맨-3은 지하 격납고에서 발사되면 30분 이내에 북한 상공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트맨-3은 1개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의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다탄두 핵탄도탄(MIRV)을 탑재한 최초의 ICBM으로 1970년 실전 배치됐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전략핵 폭격기, 핵 잠수함과 함께 핵 3축을 이루는 미니트맨-3은 미국 내 5개 주에 약 400기가 발사 준비 완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