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브라이트의 트위터에 올라온 가족들의 성명에 따르면 올브라이트는 암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연임 중반기 국무장관에 임명된 올브라이트는 코소보 분쟁이 인종 청소로 치닫자 무력 사용을 요구했다. 이는 그녀가 유엔 주재 대사로 있을 때 보스니아 전쟁 당시 그녀가 압박했던 강경노선과 일치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올브라이트에게 가장 높은 시민훈장인 자유훈장을 수여하면서 "올브라이트의 용기와 강인함은 발칸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데 도움을 주었고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일부 지역에서 진전을 위한 길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에 올브라이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은 강력하고 단합된 서방 동맹에 직면하여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경제적으로 파탄에 빠트리며, 전략적으로 취약하게 함으로써 푸틴의 불명예는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썼다.
올브라이트는 1937년 5월 15일 체코 프라하에서 외교관 요제프 코벨과 전 안나 스피글로바의 세 자녀 중 한 명으로 태어났다. 1939년 그녀의 가족은 런던으로 망명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그녀의 가족은 프라하로 귀국했다. 10살 때, 올브라이트는 스위스의 기숙학교에서 생활했다.
1948년 공산당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장악했을 때, 올브라이트 아버지가 국제연합(UN)에서 직무를 수행했던 까닭에 올브라이트 가족은 뉴욕에 머물렀다. 그때까지 올브라이트는 체코어, 세르보크로아티아어, 영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1949년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한 올브라이트는 덴버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남편인 조셉 메딜 패터슨 올브라이트를 만나 1959년에 결혼했다. 그리고 앤, 앨리스, 캐서린이라는 세 딸을 두었다.
올브라이트는 콜롬비아 대학에서 공법 및 정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그곳에서 지미 카터 대통령의 미래 국가안보보좌관인 즈비그니예프 브레진스키 밑에서 수학했다.
1976년 올브라이트는 민주당 에드 머스키 상원의원의 수석 입법 보좌관이 됐다. 2년 후, 카터 행정부시절 브제진스키 국가안보보좌관은 올브라이트를 국가안보회의의 의회 연락관으로 영입했다.
공화당 집권 시절, 올브라이트는 조지타운대에서 강의를 했고, 대선 후보인 월터 먼데일과 마이클 듀카키스를 포함한 민주당에 외교 정책을 조언했다. 1989년 그녀는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국가정책센터의 소장이 되었다.
1992년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자 그녀는 유엔 주재 미국대표가 되었다. 1995년 스레브레니차에서 보스니아 세르비아인의 손에 의해 8000명에 달하는 보스니아 이슬람교도들이 학살당했을 때 올브라이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학살 증거를 제출했다. 르완다의 교훈을 염두에 두고 그녀는 무력 사용을 주장했다.
클린턴의 첫 번째 국무장관인 워런 크리스토퍼가 민간 부문으로의 복귀 계획을 발표하자 올브라이트가 후임으로 지명되었다. 미국 상원은 만장일치로 그녀의 임명을 승인했다.
올브라이트는 1998년 내전이 뒤따랐던 코소보에서 다시 무력 사용을 시도했다. '매들린의 전쟁'으로 칭했던 이 작전으로 NATO는 1999년 3월 안보리의 승인 없이 코소보 공습을 감행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NATO의 확장을 지지하고 이라크에 유엔 무기사찰단 봉쇄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이라크가 이에 응하지 않자 미국과 영국은 사막 여우 작전으로 알려진 일련의 공습을 감행했다.
한편 올브라이트는 2000년 10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미국 최고위급 대표가 됐다. 올브라이트는 2013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행정부가 우리가 테이블 위에 놓고 간 카드를 집어들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무장관에서 물러난 올브라이트는 조지타운대 교수로 돌아왔다. 2005년에는 올브라이트그룹 컨설팅 회사 내에서 신흥 시장 투자 어드바이저 올브라이트 캐피탈 매니지먼트(Albright Capital Management LLC)를 설립했다. 2009년 그녀는 스톤브릿지 인터내셔널과 합병해 워싱턴 소재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을 설립했다.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기업이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