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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게이츠 기후변화 자선사업 제안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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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게이츠 기후변화 자선사업 제안 ‘퇴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사진=로이터

세계에서 가장 큰 자선재단을 운영하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자선사업에 함께 할 것을 제안했으나 퇴짜를 맞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4일(이하 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게이츠와 있었던 일을 머스크가 최근 올린 트윗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세상에 공개됐는데 머스크가 게이츠에게 퇴짜를 놓은 이유가 ‘공매도’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대규모로 공매도하고 있다고 머스크가 몰아붙였고 게이츠도 부인하지 않으면서 두 사람이 함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자선사업을 위해 손잡을 일은 없게 됐다.

◇머스크 “테슬라 공매도 사실이냐” 게이츠에 캐물어

자선사업을 함께 하는 것은 좋지만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 하는 사람과는 결코 손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 머스크는 공매도 자체를 사기 행위로 규정하고 정면 비판해온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친환경 교통수단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전기차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는 사람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문제와 관련한 자선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 것은 이율배반이라는게 머스크의 주장이다.

머스크는 전날 지난 22일 올린 트윗에서 시중에서 최근 떠돌고 있는 머스크와 게이츠의 문자 메시지 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문자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게이츠가 머스크에게 먼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자선사업에 함께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고 머스크의 첫 반응은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머스크가 게이츠에게 공매도 문제를 따져물으면서 둘의 대화 분위기는 싸늘해진다.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에 대한 약 5억달러(약 6218억원) 규모의 매도 포지션이 아직 남아 있다는 얘기가 사실이냐”고 묻자 게이츠는 “미안하지만 아직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게이츠는 “자선사업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며 얘기를 이어가려 했으나 머스크는 “어떤 기업보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테슬라에 대한 막대한 규모의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과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자선사업에 관해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공매도라고도 불리는 매도 포지션은 주가가 향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로 미리 주식을 팔아버리는 전략이다.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될 때 갖고 있는 주식이 없으므로 빌려서 그 빌린 주식을 파는 방식인데 주식을 빌려 팔았으므로 다시 그 주식을 사서 되돌려 줘야 하는 상태가 되는데 주식을 빌려서 팔고 되갚지 않은 이같은 상태를 매도 포지션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는 사람이 기후 문제와 관련한 자선사업을 자신에게 제안한 것 자체가 이율배반이라고 머스크가 비난한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 발간한 ‘2020년도 ESG(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테슬라가 업계를 선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머스크는 테슬라에 대한 공매도 투자는 테슬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난해왔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 외에 친환경 태양광 사업도 야심차게 펼치고 있다.

◇게이츠의 입장


CNBC에 따르면 머스크가 게이츠의 공매도 투자를 문제 삼아 자선사업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게이츠 측의 입장이 즉각 알려진 것은 없다.

게이츠는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차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는 점에서 인정하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2월 미국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해 어느 누구보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머스크의 노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게이츠는 머스크오 테슬라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가 안고 있는 문제는 기후변화 대응에 테슬라가 기여하는 분야가 승용차처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로 국한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기후변화의 주범은 다른 곳에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적으로 볼 때 일부분에 속하고 축산업, 철강산업, 시멘트산업 등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게 게이츠의 지적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