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형 리프 S 출시 최소 2027년 이후로 미뤄... 쉐보레 볼트 대항마 불발
관세·수익성 악화에 '주행거리 집착'하는 美 시장 특성 반영... 닛산 EV 전략 '차질'
관세·수익성 악화에 '주행거리 집착'하는 美 시장 특성 반영... 닛산 EV 전략 '차질'
이미지 확대보기22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s(InsideEVs)에 따르면, 닛산은 올해 2026년형으로 선보일 예정이었던 소형 배터리 탑재 모델 '리프 S'의 미국 도입을 최소 2027년까지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는 변화하는 전기차 시장 환경과 수익성 문제를 고려한 조치로, 닛산의 전기차 대중화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2만 달러대 '초가성비' 기대 무산... 닛산 "자원 집중 위해 결정"
당초 닛산은 기존 리프(시작가 2만 9,990달러)보다 더 저렴한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52kWh 배터리와 174마력 구동계를 갖춘 엔트리 레벨 '리프 S'는 쉐보레 볼트(2만 8,995달러)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미국 내 최저가 전기차 자리를 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도미닉 비조르 닛산 미국 제품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시장 동향과 고객 선호도 등을 평가해 자원이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는 곳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2026년형 모델에서 소형 배터리 트림을 제외한다고 확인했다.
일본 생산 수입차의 한계... 관세 부담과 '주행거리' 장벽
전문가들은 이번 연기 결정의 배경으로 복합적인 요인을 꼽는다. 우선 리프가 일본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조상, 관세와 물류비를 고려할 때 저가 모델로는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또한, 배터리 용량을 줄일 경우 주행거리가 200마일(약 321km) 초반대로 떨어지는데, 이는 '주행거리 불안'이 큰 미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주행거리가 250마일 미만인 전기차들은 그간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판매량 86% 폭락... 쉐보레 볼트·기아 EV3와 경쟁서 '고전'
신형 리프의 시장 안착도 순탄치 않다. 2025년 4분기 리프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6%나 급감했다. 세액 공제 혜택 종료와 생산 제한 등이 영향을 미쳤으나, 재설계된 쉐보레 볼트와 기아 EV3 등 강력한 경쟁 모델들의 등장이 닛산을 압박하고 있다.
아리야(Ariya) 크로스오버가 미국에서 2026년형 모델을 건너뛰기로 결정하면서 리프가 닛산의 유일한 전기차 옵션이 된 상황이라, 보급형 모델의 연기는 닛산의 전기차 브랜드 입지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韓 전기차 업계 '저가형 시장' 독주 기회... 북미 점유율 확대 호재
닛산 리프의 저가 모델 출시 연기는 북미 시장에서 '가성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에게는 강력한 '시장 점유율 선점 및 우위 확보'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닛산이 보급형 모델 출시를 주춤하는 사이, 기아는 EV3를 필두로 2만 달러 후반에서 3만 달러 초반대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저가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조지아주 신공장(HMGMA) 가동을 통해 현지 생산 비중을 높임으로써, 수입 관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닛산에 비해 압도적인 가격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인들이 주행거리에 집착한다는 분석처럼, 한국 기업들은 저가형 모델에서도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통해 250마일 이상의 안정적인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닛산이 수익성과 주행거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안, 현대차그룹은 보급형 LFP 배터리 최적화 기술을 적용한 모델들을 신속히 투입하여 '싼 게 비지떡'이 아닌 '합리적이고 고성능인 한국 전기차'라는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
닛산 리프가 판매량 급감을 겪으며 주춤하는 현재가 현대차와 기아에게는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 시점이다. 기존 리프 오너들이나 저가 전기차 구매 대기자들을 타깃으로 한 보상 판매 프로그램이나 할부 금융 혜택을 강화한다면, 닛산의 충성 고객층을 한국 브랜드로 유입시키는 '윈백(Win-back)'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 대법원의 관세 위헌 판결 등 유리해진 통상 환경을 활용해 북미 내수용 전기차 공급망을 더욱 촘촘히 재설계해야 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