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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넷플릭스 ‘워너 인수’ 반독점 확대 조사…“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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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넷플릭스 ‘워너 인수’ 반독점 확대 조사…“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도 검토”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넷플릭스 지사 건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넷플릭스 지사 건물. 사진=로이터

미국 법무부가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추진과 관련해 단순 기업 결합 심사를 넘어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넷플릭스가 720억 달러(약 105조5520억 원)에 추진 중인 워너 인수가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거나 독점을 형성할 우려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발송한 민사 조사 요구서에서 이번 거래가 클레이턴법 7조 또는 셔먼법 2조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클레이턴법은 주로 기업결합을 다루는 반독점 법률이고, 셔먼법은 단일 기업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법률로 알려져 있다. 통상 기업결합 심사는 클레이턴법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이번 조사에는 셔먼법까지 언급돼 심사 범위가 넓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 “창작자 협상력 약화 우려” 쟁점

법무부는 넷플릭스가 독립 영화사나 제작사, 영화감독 등 콘텐츠 제작자와의 프로그램 확보 협상에서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반경쟁적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연간 약 200억 달러(약 29조3200억 원)를 콘텐츠 제작과 라이선스 확보에 지출하고 있다.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상당수는 외부 제작사가 만든 작품이다.

넷플릭스가 워너를 인수할 경우 대형 스튜디오와 주요 스트리밍 경쟁사를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콘텐츠 제작·유통 전반에서 협상력이 과도하게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당국의 우려로 풀이된다.

◇ “통상적 심사 넘어선 조사” 관측


블룸버그가 확보한 법무부의 조사 문건에 따르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거나 독점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는지”를 판단하겠다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넷플릭스가 “정부가 통상적인 기업결합 심사 이상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데이비드 하이먼 넷플릭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넷플릭스는 매우 경쟁적인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독점 기업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배타적 행위도 하지 않는다”며 규제 당국과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스카든 아프스 슬레이트 미거 앤드 플롬 로펌의 글로벌 반독점 부문 대표 스티브 선샤인은 “법무부가 독점 행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통지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 경쟁 구도 복잡…파라마운트 변수도


이번 심사가 장기화될 경우 워너 인수를 노리는 경쟁 입찰자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부터 워너에 적대적 인수 제안을 해왔으며 최근 주당 1달러를 올린 31달러로 제안가를 상향할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총 인수 규모는 779억 달러(약 114조2214억 원)에 이른다.

다만 파라마운트 역시 유럽연합(EU)의 심사와 미국 주(州) 법무장관들의 추가 소송 가능성 등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현재 미국 TV 시청 점유율 약 9%를 차지하고 있으며, 콘텐츠 지출 규모는 디즈니와 컴캐스트 등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법무부가 실제로 소송을 제기해 거래를 저지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셔먼법까지 거론된 점은 이번 심사가 단순 결합 심사를 넘어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