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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MZ세대, 연봉 공개도 자유롭게…직장문화 틀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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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MZ세대, 연봉 공개도 자유롭게…직장문화 틀 깬다

뱅크레이트가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사진=뱅크레이트이미지 확대보기
뱅크레이트가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사진=뱅크레이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를 주축으로 한 미국의 젊은 직장인들이 종래의 직장문화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금융정보 전문매체 뱅크레이트가 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전 세대와 많이 다른 사고방식을 지닌 MZ세대가 미국의 직장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가 잘 드러난다.

그 중에서도 구세대와 크게 대조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에 속한다는 인식 속에 정말 친한 사이가 아니면 알려주지 않는게 일반적이었던 연봉이나 월급을 공개하는 문제다.

◇Z세대 직장인 42% “동료들과 연봉 이야기 나눈다”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 2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이뤄진 이번 조사에 적용된 여러 질문 가운데 자신의 처우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5%가 자신의 능력이나 하는 일에 비해 적게 돈을 받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응답은 인종별로는 흑인이 60%로 가장 높았고 백인이 55%, 히스패니계가 49% 순으로 나타났다.

또 세대별로는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에 속하는 직장인들이 62%로 가장 많았고 밀레니얼 세대(57%), X세대(54%), Z세대(45%)가 그 뒤를 이었다. 연령이 가장 낮은 Z세대 직장인의 불만이 가장 적은 것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뱅크레이트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미국의 새로운 직장문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신의 처우 조건에 대해 회사 동료들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확산됐고 MZ세대가 이같은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자신의 연봉을 동료에게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이번 조사에 참여한 Z세대 직장인의 42%와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의 40%가 직장 동료나 업무상 만나는 다른 회사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처우 조건을 공개해왔다고 밝혔다.

X세대의 31%와 베이비붐 세대의 19%가 자신의 연봉을 공개한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MZ세대가 자신의 처우 조건을 공개하는데 훨씬 적극적임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왜 처우 조건 공개 꺼리지 않나


미국 시애틀타임스는 MZ세대가 연봉 공개를 꺼리지 않은 경향을 강하게 보이는 것과 관련해 “MZ세대는 2008년을 전후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초부터 지구촌을 급습한 미증유의 글로벌 보건위기라 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모두 겪은 세대”라면서 “MZ세대 직장인들은 이처럼 커다란 위기를 여러차례 겪으면서 경제가 휘청이면서 학자금 대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이전 세대에 비해 소득이 크게 적었을뿐 아니라 내집마련의 기회도 거의 없어지면서 자산을 불릴만한 기회를 사실상 박탈당한 것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사고방식이 개방적인데다 과거 세대보다 경제적인 환경의 측면에서 불리해진 상황에서 연봉만 중시하기보다는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

글로벌 고용전문 연구기관인 인디드하이어링랩의 앤 콘켈 이코노미스트는 시애틀타임스와 인터뷰에서 “MZ세대가 처우 조건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지 않은 경향은 역설적으로 남녀간 및 인종간 임금격차를 부추기는데 기여하는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연봉을 가장 중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43%가 탄력적인 근무방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34%는 재택근무가 가장 우선이라는 입장을 각각 보였다.

재택근무를 중시하는 응답자 비율 34%는 직장의 안정 또는 안정적이 직장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율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