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의 소비 지출은 그 전달에 비해 0.5%가 증가했고,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6.9%가 늘었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4월에도 미국의 소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3월에 비해 다시 0.7%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 정부는 4월 소비 지출 지표를 17일(현지시간) 발표한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3%에 달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쇄 금리 인상에 나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로 인한 글로벌 공급난도 미국과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들이 아직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월마트, 타깃, 홈디포, TJ맥스, 콜스를 비롯한 미국의 대형 소매체인점도 올해 1분기에 매출이 증가한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소비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의 온라인 쇼핑에서 벗어나 직접 가게를 찾는 대면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그 여파로 아마존, 이베이, 웨이페어, 엣시(Etsy)를 비롯한 전자상거래업체의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CNBC는 “연준이 경기 침체 없이 경제를 연착륙시키려는 시도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 논거 중 하나는 탄탄한 미국 가계의 재정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순자산 비율과 견조한 저축률 등을 근거로 향후 미국 경제가 1년간 침체에 빠질 확률은 1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신용카드 사용과 저축 및 당좌예금 잔액 등을 보면 소비 둔화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BofA에 따르면 지난 4월 소비자의 총 결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신용 및 직불카드 지출은 13% 늘었다. 3년 단위로 보면 4월 가구당 신용카드 사용액은 23.7% 증가했다.그렇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가 여전히 미국 소비 지출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연준은 지난 4일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올렸고, 오는 6, 7월에 연거푸 0.5%포인트씩 다시 올리는 ‘빅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예고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연준이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고강도 금리 인상 조처를 계속할 때 미국의 소비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소비가 위축되면 미국 경제가 이중침체(더블 딥) 또는 저성장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