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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 지원 배터리업체 CALB, 배터리 제조 거물 CATL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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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 지원 배터리업체 CALB, 배터리 제조 거물 CATL에 '도전장'

CALB는 광저우자동차그룹 아이온(Aion) 모델에 탑재하는 70%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CALB는 광저우자동차그룹 아이온(Aion) 모델에 탑재하는 70%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국가가 지원하는 배터리 제조업체 CALB(中创新航·중촹신항)는 배터리 제조 거물인 CATL에 경쟁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업체와 그들의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의 시가총액이 대폭 증가했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의 시총은 한때 1조6000억 위안(약 300조1760억 원)을 돌파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로 CATL의 배터리 설치량이 계속 증가하고 생산 능력이 확대하고 있다.

CATL 외에 비야디, 고션하이테크 등도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ALB도 CATL의 경쟁사 중 하나다.

CALB는 중국공중미사일연구소의 주도 하에 시작되는 배터리 제조업체다. 중국공중미사일연구소는 전투기 생산업체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지원은 CALB의 재정, 공장에 대한 공동투자, 국유 자동차 제조업체의 주문 등에 핵심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CALB는 정부로부터 3억6451만 위안(약 684억2271만 원)의 보조금을 받았고, 이는 CALB 지난해 순이익보다 3배 높았다. 또 CALB가 신설한 대부분 공장은 현지 정부와 합작 설립했다.

올해 1월 CALB는 광둥성 장먼시와 협약을 맺었고, 102억 위안(약 1조9146억 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이 50GWh에 달할 배터리 공장을 설립했다. 장먼시 정부는 해당 공장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한 달 후 CALB는 샤먼시와 매칭 협약을 체결하고 샤먼시가 운영한 회사가 CALB 지분 16.9%를 보유했다. 현재 샤먼시는 CALB의 2대 주주다.

남성이 주도하는 자동차 산업 중 CALB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 류징위는 여성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류징위 CEO는 “2030년까지 자사의 배터리 연간 생산량을 기존의 11.9WGh에서 1TWh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자산운용사 제프리스에 따르면 3월 CALB의 배터리 설치량은 중국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8.5%로 지난해 1월의 5.7%보다 증가했다. 반면 CATL의 시장점유율은 53.3%에서 50.5%로 감소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CALB는 AVIC 미사일 아카데미 산하 중국리튬전기기술(뤄양)에서 분할했다. CALB의 기업공개(IPO)는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IPO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2686억 원)가 넘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샤오미 창업자 레쥔은 CALB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 벤처투자회사 세콰이아캐피털 산하의 기금이 보유한 CALB 지분은 2.4%다.

지난해 CALB의 매출은 2019년의 연간 매출보다 4배 높은 68억2000만 위안(약 1조2805억 원)이다. 2019년에는 1억5640만 위안(약 293억6566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고 순이익 1억1154만 위안(약 209억4275만 원)을 기록했다.

CALB 지난 1년의 매출 중 51.9%는 중국 국유 자동차제조업체 광둥자동차그룹이 창출한 것이며, 광둥자동차그룹은 CALB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CALB는 광둥자동차그룹의 70% 전력 장치를 공급하고 있다.

또 다른 국유업체 창안자동차는 CALB의 2대 고객사이며, CALB 연간 매출의 13.9%를 차지했다. 창안자동차와 둥풍자동차는 CALB의 고객사이지만, 두 회사의 배터리 주요 공급사는 CATL로 알려졌다.

민영기업인 지리자동차, 립모터와 샤오펑도 CALB의 고객사다.

리서치업체 이퀄오션(EqualOcean) 주재 베이징의 전무이사 양융핑은 “CATL 등 경쟁사에 비해 CALB는 저렴한 배터리 가격으로 전기차 제조업체들로부터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시노오토인사이츠(Sino Auto Insights)의 상무 투러(Tu Le)는 “CATL이 테슬라의 주문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시장 주도 지위를 고려한 것으로 인해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상당한 선불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CALB가 자동차 제조업체를 끌어들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공급업체가 자사에 대한 중요성이 높은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투러는 “현재 CALB의 타깃은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다”고 예측했다. 지난해 CALB는 독일에서 연구와 판매 자회사를 설립했고, 미국 판매 대리점 한 곳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CALB가 생산한 97.8% 배터리는 중국에서 설치했고, 미국에서 창출한 매출은 5670만 위안에 불과했다.

CALB이 서방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 것은 군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CALB 지분 11.7%를 보유하는 AVIC는 중국 군사 관련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의 투자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상장 신청서에 따르면 CALB는 군사 관련한 모든 사업을 뤄양의 중국리튬전기기술에 이전한다.

CALB는 이를 통해 군사 관련 사업으로 인한 영향과 잠재적인 리스크를 낮추고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IHS 마켓에서 이름을 바꾸는 S&P글로벌 모빌리티의 리처드 김 선임 자동차 배터리 연구원은 “사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CALB는 기술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ATL은 지난해 특허 침해 혐의로 CALB를 고소했고, 이에 대해 CALB는 부당행위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CATL은 2030년까지 생산 능력을 880GWh로 늘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고션하이테크 등 배터리 제조업체도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