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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이 대만을 버릴 수 없는 이유 두가지…기술과 지정학적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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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이 대만을 버릴 수 없는 이유 두가지…기술과 지정학적 위치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는 중국으로부터 동맹국인 대만을 지켜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는 중국으로부터 동맹국인 대만을 지켜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대만은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지역적 패권을 장악하면 시기의 문제일 뿐 병합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대만이 중국에 대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안보 동맹인 미국은 대만을 과연 끝까지 지켜줄까? 미국은 과거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우방국을 버린 경우가 있었다.
한국도 미국이 안보라인에서 배제하면서 전쟁을 경험했다. 베트남에서 후퇴하면서 공산화가 되었다.

그렇다면 대만은 어떨까? 미국의 핵심 이익에 연결되어 있다면 미국은 결코 대만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기꺼이 전쟁 위협을 감수하고 대만을 끝까지 지켜주려는 태도를 견지하려면 대만은 무엇을 간직해야만 할까?

대만은 남중국해 주변에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다. 가치와 이념을 중시하는 미국 민주당에게는 핵심 우방이다. 또한 현대 산업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3분의 2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더 나아가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바닷길의 핵심 물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이 대만이 갖는 지정학적 힘이고 글로벌 공급망 핵심 허브 가운데 하나로서 미국이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대만은 기술 수출국이며 전 세계 정기 여객선의 약 10%가 통과하는 허브 항구이다. 제조업 생산자이고 컨테이너선 사업자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대만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무역로의 전략적‧지리적 위치를 가지며 수에즈 운하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한 곳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 행정부의 전략적 우선순위인 중국의 일부 주요 산업 공급망을 ‘분리’하려면 대만은 반드시 미국의 우방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대만은 남중국해의 작은 섬나라로 중국 본토의 푸젠성에서 100마일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 베이징의 공산당(CCP)은 대만을 자신들의 영토로 간주한다.

◇대만의 가치


대만 성공의 핵심 동력은 혁신과 기술 리더십이다. GDP의 약 3.5%를 연구개발에 지출한다. 이는 이스라엘과 한국에 이어 유일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동 생산성을 자랑한다. 대만의 근로자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을 한다. 2020년에는 연간 노동시간은 2000시간 이상이다.

대만은 사업 용이성 지수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경제 대국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대만은 전기 기계 및 장비, 기계 기기, 광학 및 의료 장비 같은 첨단 기술 제품이 전체 수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상품 수출은 3470억 달러, 수입은 2870억 달러였다. 이 나라는 특히 수출이 GDP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기술 부문에 집중되었다는 위험은 있다.

대만은 편향을 극복하고 경제 다각화를 위해 대만-외국 합작 투자 및 ‘5+2 혁신 산업’ 프로그램의 R&D 비용 보조금을 포함한 노력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 산업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이 총 무역의 26%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큰 무역 파트너다. 미국이 13%로 2위, 일본 11%, 유럽연합(EU), 홍콩이 각각 8%로 그 뒤를 따른다.

대만 위치는 중국의 군사력 증대로 인해 위험하다. 동시에 지정학적 위치는 역설적으로 대만의 생명보험이자 가장 큰 무형자산이다. 대만은 남중국해의 북동쪽 변두리에서 핵심 거점이다. 누구의 영향력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이 지역 패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싱크탱크인 호주 전략 정책 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의 계산에 따르면 전 세계 해운의 약 3분의 1(따라서 전 세계 무역량의 거의 1/4)이 이 해역을 통과 중이다. 대만은 일본 및 싱가포르와 함께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두 목적지를 연결한다.

싱가포르에서 선박은 인도와 중동으로 향하거나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향한다. 대만의 두 항구인 가오슝과 타이베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항구 중 하나다. 에버그린(Evergreen), 양밍마린(Yang Ming Marine), 완하이(Wan Hai)와 같은 대만 선박 운영업체는 전 세계 컨테이너 용량의 10% 이상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대만 해협 안팎에서 필수적인 이익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거점이 필요하다. 지역 안보의 축으로서 안정과 안보가 연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 미국 행정부의 전략적 목표 중 하나로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을 추진 중이다. 중국 간섭이나 어떤 경우에는 의존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것, 글로벌 공급망으로부터 중국을 격리하는 것이다.

중국을 우회하는 한 가지 방법은 희토류와 같은 원자재 대체 공급업체 및 칩 생산 능력 소유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지만 희토류 등 원자재는 브라질과 인도가 대체재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칩 생산은 대만과 한국이다.

해운 및 세계 무역에서 대만의 부수적인 강점도 있다.

대만은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을 전개함에 있어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 이런 흐름은 몇 년 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대만은 미국의 보호 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