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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브라질 등 곡물작황 호조 식량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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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브라질 등 곡물작황 호조 식량난 완화

주요 곡물 선물 가격 내림세 반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에서 한 농부가 수확한 보리를 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에서 한 농부가 수확한 보리를 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 유가의 폭등세가 멈추고,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외의 지역에서 곡물 생산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식품 가격 급등세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4개월간 계속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글로벌 식품 유통에 차질이 빚어졌고, 대규모 식량 부족 사태가 올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5월에 글로벌 식품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30%가량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부 곡물 수출이 중단됐고, 일부 국가들이 '식량 안보'를 이유로 식량 수출을 금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에 세계 밀 수출의 30%, 해바라기씨유 수출의 75%를 차지했다. 러시아의 방해로 현재 흑해 항만에 묶여 있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2000만t에 달한다.
그렇지만, 주요 곡물 생산 국가들의 올해 작황이 좋고, 곡물 수출량이 늘어나 글로벌 식량 공급난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대표적인 밀 수출국인 호주는 올해 밀 생산량이 많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옥수수 작황도 좋고, 올봄에 기상 악화로 감산이 예상됐던 북미 지역에서 곡물과 소이빈의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국제 시장에서 곡물 가격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곡물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올해 휘발윳값 동향은 식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강조했다. 미 농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조 글라우버는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 향후 6개월 사이에 식료품 가격이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 비해 약 10%가량 내려갔다. 미국에서 휘발윳값은 27일까지 열흘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8.5%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여기에는 곡물 선물 가격 하락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밀과 소이빈 선물 가격은 이번 달에 15%가량 하락했다. 옥수수 선물 가격도 13% 내려갔고, 커피, 코코아 가격도 내림세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식용유인 팜유는 인도네시아의 수출 증가 등으로 인해 최고치에서 30%가량 내려간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소이빈 등의 농산물 가격 하락은 초콜릿, 마가린, 샴푸 가격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7개국(G7) 정상들이 26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독일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G7 정상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 휘발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 또한 G7은 서방의 제재가 글로벌 식량난이 악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7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파상적인 제재를 단행하면서 식량 분야를 제외했다. 서방은 글로벌 식량난을 우려해 러시아의 곡물 수출 길을 활짝 열어놓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 세계 40개국이 참가한 식량 안보 관련 국제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2022년 대규모의 기아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고, 심지어 2023년에 더 나빠질 수도 있다"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불평등으로 인한 혼란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전대미문의 세계 기아 위기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