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비율 38%→42% 증가

풀타임 직장 근로자가 회사에 다니면서 창업하는 사례가 팬데믹 이전에는 극히 드물었다. 이제 일부 직장인들이 재택·원격 근무 체제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창업에 나서고 있다. 직장인들이 팬데믹 이전에는 창업하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기에 그만큼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는 직장에 다니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지 않고, 창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미국 WFH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미국 직장인 중에서 대면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직장인이 전체의 30%에 달했다. 또 완전한 재택 근무자는 15%에 이르렀다. 이는 곧 미국 직장인의 45%가 완전한 대면 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회사는 직원의 창업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심각한 인력난으로 직원들에게 원격 근무를 허용하면서 ‘사이드 스타트업’을 굳이 규제하지는 않는 기업이 많다고 미국 언론 매체 ‘복스’(Vox)가 이날 보도했다.
재택근무를 하면 대면 근무를 할 때보다 시간이 많이 남게 마련이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동료 직원들과 잡담, 회식 등이 없어 그만큼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창업이 반드시 돈벌이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직장인들이 근무 시간 이외에 남는 시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이를 비즈니스와 연결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가치관과 노동관에 변화가 온 것도 창업이 늘어난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누구나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게 되자 직장을 그만두는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이 유행했다. 미국에서 팬데믹 당시에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퇴직자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 팬데믹이 수그러든 뒤에도 대퇴직 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이제 고물가 시대를 맞아 대퇴직 대열에 합류했던 사람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백만 명이 퇴직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내 자발적 퇴직자는 지난 3월 사상 최고 수준인 454만 명을 찍은 뒤, 4월 440만 명대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동안 약 2000만 명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미국에서 올해 자발적 퇴직자가 약 10년 전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그렇지만, 일부 직장인은 보다 보람 있는 일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창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3.5%로 1969년 이후 최저치였던 2020년 2월과 같은 수치다. 실업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