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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철도노조 파업 초읽기...글로벌 공급난·고물가 사태 악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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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철도노조 파업 초읽기...글로벌 공급난·고물가 사태 악화하나

하루 2조 7000억 원 피해 추산…농산물·비료 국내 운송-곡물 수출 비상
미국에서 철도 노조의 파업 예고로 14일(현지시간)부터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철도 노조의 파업 예고로 14일(현지시간)부터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주요 철도 회사와 노동조합 간 대립으로 철도 노조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철도 파업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상품과 곡물 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급망 위기가 악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사 합의가 끝내 결렬되면 30년 만에 처음으로 17일(현지시간)부터 철도 노조는 파업에 돌입한다. 암트랙(미국 철도여객공사)은 14일부터 일부 구간 운행 중단에 들어갔다. 미국에서는 화물 철도가 전체 화물 운송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1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곡물 운송 화물 열차가 14일부터 곡물을 비롯한 농산물 운송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곡물 수출과 미국 내 가축 사료 공급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는 위기가 올 것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이 본격적인 가을 추수철에 접어들었다. 현재 미국에서 곡물, 바이오 연료, 육류 등이 화물 철도 선적 대기 상태에 있다고 이 통신이 강조했다. 또 미국 농가는 가을 추수 직후에 경작지에 비료를 주어야 하지만, 비료 선적과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에서 철도 노조 파업으로 화물 운송이 중단되면 인플레이션 사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

미국 비료협회(FI)에 따르면 대부분 주요 철도 회사가 암모니아 비료와 다른 위험 물질의 신규 운송을 거부했다. 미국의 곡창 지대인 중서부 지역에서는 향후 6주 이내에 경작지에 비료를 살포해야 한다. 미국에서 화물 철도를 이용한 비료 운송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철도 회사와 노조는 16일 자정을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해 놓고 있다. 이 시점을 기해 60일간의 ‘냉각기’가 종료된다. 이번 협상 시한이 지나 파업이 시작되면 옥수수를 사용하는 에탄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의 주요 12개 철도회사의 노동자 11만 5000명이 속한 철도 노조는 지난 2020년부터 사측과 임금과 노동 환경 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2개 노조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개 노조는 미국 국가중재위원회(NMB)의 중재안도 거부했다. 마틴 월시 미국 노동부 장관은 14일 워싱턴 DC에서 노사 양측 대표단과 만나 중재를 시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2일 노사 양측 대표들에게 전화를 걸어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백악관은 철도 파업 사태가 현실화할 때를 대비한 비상 대책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만약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노동 조합원 6만여 명이 파업에 들어간다.
미국 산업계는 철도 파업이 시작되면 하루에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에서 현실적으로 화물 철도를 대체할 수 있는 운송 수단이 없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화물 철도 운행이 중단되면 하루에 화물 트럭 46만 대가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현재 트럭 운전사가 8만 명가량 부족한 상태여서 화물 트럭으로 화물 철도를 대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이 방송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쟁의 종결을 위해 지난 7월 중순 대통령 비상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는 2024년까지 임금 24% 인상과 보너스 5000달러 지급 방안을 중재안으로 권고했다. 사측은 이 계약에 1년에 유급 휴가 1일 추가와 건강보험료 인상을 포함해 일부 노조 측과 합의했다. 그러나 12개 철도 노조 중에서 엔지니어 노조 등 2개의 노조가 이 타협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업을 막으려면 12개 노조가 모두 동의해야 한다. 합의를 거부한 노동조합에 속한 노조원이 전체 조합원 11만 5000명의 절반가량인 약 6만 명에 달한다.

암트랙은 시카고부터 서부 해안을 달리는 캘리포니아 제피어와 엠파이어 빌더 노선도 중단했고, 14일부터 스타라이트와 텍사스 이글 노선 등도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시카고 통근철도인 메트라파업이 시작되면 열차 운행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