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웨어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를 현금과 주식 인수 방식으로 20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어도비에 대한 비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수합병(M&A)이 발표됐지만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효과를 가늠키 어려운데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서 기대했던 턴어라운드도 늦춰지게 됐기 때문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강력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기업순익, 특히 기술주 실적 전망이 비관으로 기우는 가운데 어도비가 대규모 M&A에 나서는 것이 시기상 좋지 않다는 평가도 높다.
바클레이스, 매수에서 중립으로
16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 사케트 칼리아는 이날 어도비 추천의견을 하향조정했다.
칼리아는 어도비가 15일 피그마 인수를 공표하기 직전에는 '비중확대(매수)'를 추천했지만 인수 발표가 나자 이를 '균등비중(중립)'으로 낮췄다.
어도비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이번 M&A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
반응은 주로 부정적이다.
이때문에 15일 17% 폭락한 주가가 16일에도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했다.
턴어라운드 1년 뒤로
칼리아는 당초 어도비의 2023 회계연도 주당순익(EPS)이 15.67달러로 올해에 비해 약 16%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M&A 발표 충격으로 이같은 턴어라운드 시기가 1년 늦춰질 것으로 그는 전망을 수정했다.
칼리아는 그 충격이 1년을 갈 것이라면서 2023 회계연도 EPS 예상치를 14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불확실성 고조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도 부정적이었다.
CNBC에 따르면 BofA 애널리스트 브래드 실스는 어도비가 투입하기로 한 인수자금 200억달러는 시가총액의 14%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라면서 피그마 인수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어도비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실스는 어도비 추천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피그마 인수 바가지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그마는 지난해 6월 자본 모집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어도비 인수 제시가격의 절반 수준인 100억달러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이후 주식시장이 폭락한 점을 감안하면 피그마를 1년 전 100억달러 가치의 2배 수준에 인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실스는 장기적으로 보면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긍정적일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부담이 될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도비 목표주가를 450달러에서 350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어도비는 이날 9.63달러(3.12%) 급락한 299.5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같은 날 시장수익률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 낙폭 0.72%의 4배를 웃도는 낙폭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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