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시장 등 동요 확산, 대규모 인출 사태 우려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국가는 80개국이 넘는다. 금리 인상이 고물가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이로 인한 경기 둔화를 피할 수 없다. 이 매체는 "세계 모든 나라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려고 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세계에서 비상사태를 맞지 않은 곳이 없다"고 전했다. 연준은 6월, 7월, 9월에 각각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씩 올린 뒤 11월에 또다시 0.75% 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다. 일본은 엔화 폭락 사태에 직면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 시장에 개입했다. 달러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는 3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파인 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켈리 자산관리팀장은 로이터에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인다. 로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다우존스, S&P, 나스닥 모두 약세장에 진입했고, 채권 가격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26일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해 1430원대로 치솟았다.
주요 국가에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했으나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BNY 멜론의 제이크 졸리 선임 투자 전략가는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연준을 뒤쫓아 금리 인상에 나선 중앙은행은 영국·스위스·노르웨이와 아시아의 대만·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3개국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은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오른 2.25%로 결정했다.
스위스도 기준 금리를 0.5%로 0.75%포인트 올려 2015년 이후 이어진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마감했다. 노르웨이는 금리를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0.125%포인트), 홍콩(0.75%포인트), 인도네시아(0.50%포인트), 필리핀(0.50%포인트)이 일제히 금리를 올렸다. 남아공도 기준 금리를 6.25%로 0.75%포인트 올렸다. 중동에서도 사우디·UAE·카타르·바레인이 0.75%포인트를, 쿠웨이트가 0.25%포인트를 각각 인상했다. 지난 20일 스웨덴은 1.0%포인트의 파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 금리를 1.75%로 높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