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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합의' 러시아산 원유수출 상한가 배럴당 60달러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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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합의' 러시아산 원유수출 상한가 배럴당 60달러 지지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이달 5일부터 시행하는 러시아산 원유가 상한제의 상한가 기준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를 배럴당 30~40달러로 책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EU가 검토 중인 65~70달러보다 훨씬 낮은 30~40달러를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한선 기준이 60달러가량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것은 인위적이고, 이번 싸움에서 제재의 효력이 발휘되려면 러시아가 그것(제재)을 느낄 수 있도록 30~40달러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EU 회원국 중에서 폴란드·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는 상한선 기준을 65~70달러보다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리스·사이프러스·몰타는 이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주장해온 폴란드발트 3개국(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은 러시아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려면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상한액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폴란드배럴당 70달러로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몰타 등은 70달러보다 낮은 수준의 상한액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의 원유 생산 이익을 보장하는 적정 수준이 배럴당 60달러가량이라고 주장해왔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러시아산 원유가 평균 배럴당 6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고 강조했다.

원유가를 추적하는 아구스 미디어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인 우랄스(Urals)의 지난 3년간 평균 수출가격은 배럴당 63달러였다. 또 지난 5년간 평균은 64달러이다. 그러나 올해 10월에는 평균 7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평균 우랄스 수출가격은 배럴당 81달러였고, 2021년에는 69달러였다.

이달 5일 가격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G7과 EU, 호주 등은 상한액 이상으로 수출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모든 운송·금융·보험·해상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 영국은 이미 가격상한제 위반 기업에 대한 모든 운송·보험·중개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러시아산 원유가 상한제가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나 국제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이 42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가 원유가 상한제에 대비해 사전에 원유 수출 루트를 대부분 재설정할 것이고, 원유가 상한제에 따른 국제 원유시장 공급 감소 분량도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원유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 규모가 단기적으로 하루에 최대 200만 배럴가량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는 국제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로이터가 전문가 대상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도 러시아산 원유가 상한제가 시행될 때도 러시아가 현재의 80~90%가량에 해당하는 원유를 계속해서 수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러시아의 하루 원유 수출이 100~200만 배럴 줄어든다는 뜻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