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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들 "공장 철수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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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들 "공장 철수 고민되네"

러, 외국 기업들 자산가치 50%에 매각·매각 대금 10% 납입 추진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모습.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러시아 정부가 잇단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을 막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았다. 비우호국 기업이 건물, 토지 등 자산을 매각할 경우 자산 평가액의 절반 수준에 매각하거나 매각 대금의 최소 10%를 정부에 납입하는 정책 도입을 예고했다. 러시아 시장을 포기하지 못해 철수를 미루고 있었던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외국 기업이 자산을 매각할 경우 평가된 자산 가치의 50% 수준에 팔아야 하거나 매각 대금의 10%를 러시아 정부에 내는 정책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러시아정부의 정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 행렬이 이어지자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막기 위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러시아 정부의 조치가 시행되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현대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벤츠와 도요타·르노 등 세계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철수한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영업을 중지한 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지난 12월까지 유지해오다 올해 초부터 감원할 정책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의 정책이 실행되게 되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매각하거나 정리하더라도 50%의 가치밖에 받을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생산시설 운영방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칼루가주 보르시노에 TV·모니터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LG전자는 모스크바주 루자에 TV·모니터·생활가전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도 현지 공장을 폐쇄한 상태로 러시아 정부의 조치로 매각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됐다.

많은 수의 한국기업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는 가운데, 이번 러시아 정부의 조치로 한국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0년기준 166개의 한국기업들이 러시아에 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