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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축유 충당 쉽지 않네"…미국, 전략 비축유 과다 방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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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비축유 충당 쉽지 않네"…미국, 전략 비축유 과다 방출 '후폭풍'

미국의 전략비축유 저장소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전략비축유 저장소 모습.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위해 전격적으로 단행했던 2억2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 이후 전략비축유를 보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미국 에너지부가 담당하며, 루이지애나ㆍ텍사스 지하시설에 대량의 석유를 비축한다. 세계 최대 비상용 에너지 공급 시설이며 최대 7억2700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한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저장 시설은 1921년에 설치되었으며 미국 해군이 석탄에서 석유로 연료를 교체하던 시기에 시작되었다. 따라서 과거에는 전략비축유를 해군에서 담당했다. 전략비축유 관리사무소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다.

현재는 웹사이트가 재고량을 표시한다. 2019년 2월 1일 기준으로, 6억4910만 배럴의 석유가 저장돼 있었다. 전략비축유의 하루 최대 방출량은 440만 배럴로 제한되어 있어 하루 최대 배출량은 150일 치 분량이다.

비축유의 사용은 2019년 9월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브카이크에 대한 드론 공격에 대한 미국의 첫 대응조치였다. 파괴된 시설을 다시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역대급으로 전략비축유 사용을 승인한 것은 바이든 현 대통령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석유에 대한 제재가 가해지고 OPEC+에서도 감산함에 따라 미국 석유 수급 차질이 발생하고 세계 유가가 급등하자 비축유의 절반가량을 시중에 풀었다.

바이든이 넘겨받은 전략 비축유의 양은 약 4억8000만 배럴 정도였다. 그동안 절반가량을 시중에 푼 것이다.

바이든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전략비축유를 시장에 푼 것이 정치적 논쟁이 되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축유를 충당하기로 했지만, 석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계획대로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에너지부는 4억8000만 달러의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배럴당 70달러로, 그것은 전략비축유를 4억4000만 배럴로 다시 채울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이 된다.

당초 올해 2월 계획은 300만 배럴을 구매하는 것이었는데, 이상적으로는 석유가 배럴당 약 70달러까지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유가가 70달러를 웃돌아 입찰이 거절되어 전략비축유를 보충하는 것은 당장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너지부는 전략비축유를 보충하기 위해 2월 구매 제안을 여러 번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너무 비싸거나 다른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5~7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원래 계획했던 2월 구매를 연기하고 유가가 좀 더 하락할 시점에 고정 가격을 제안하는 새로운 접근법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거절된 입찰은 전략비축유를 보충하는 것이 향후 유가의 변동으로 인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84년 이래 최저 수준에 도달한 전략비축유를 채우기 위한 계획은 에너지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판매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월스트리트저널은 국방부가 전략비축유를 완전히 보충하기에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추측하고 있다.

전략비축유를 충분히 저장해두지 않을 경우 만약의 사태에 미국의 석유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을 때 전 세계 유가가 급등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1989만 배럴을 소비하는 반면 원유 생산량은 2022년 평균 1170만 배럴, 2023년 1240만 배럴이다. 소비에 비해 생산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 1위의 소비와 생산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는 평균적으로 경기 변동에 따라 하루 8000만 배럴에서 1억 배럴 정도를 소비하는데 생산량도 이와 소비량에 비례해서 증산과 감산을 통해 조정되고 있다.

30명의 경제학자와 분석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2023년 배럴당 80달러에서 96달러 수준에서 결정되고 평균 89.37달러로 전망한다. 원유 가격은 2022년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년 3월에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 구매가격을 70달러로 고수할 경우 목표한 전략비축유를 충분히 충당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전략비축유를 반드시 4억 배럴까지 충당할 필요는 없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려면 충분히 비축하는 것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2023년 중국 경제가 재가동되면 석유 소비량이 늘게 되고,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에 800만 배럴 이하가 지속되고 OPEC에서 감산을 고집하는 악조건이 누적되면 글로벌 석유 시장의 요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때는 미국도 전략비축유를 더 이상 시장에 자유롭게 내놓을 수 없어서 유가의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