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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뱅크런 우려 고조…'패닉' 예금주들, 최대 45% 할인 예금 매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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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뱅크런 우려 고조…'패닉' 예금주들, 최대 45% 할인 예금 매각 나서

美 정부, 25만 달러 상한 넘는 비보험 예금 보호 대책 검토

실리콘밸리은행(SVB).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진=로이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예금자 보호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은행에 예치한 자금 중에서 25만 달러까지는 예금 보험 지급 대상이다. 하지만 비보험 예금이 전체의 90%가 넘기에 이 은행이 파산 절차에 들어갈 때 예금이 무기한 동결되는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 스타트업 수백 개가 이 은행 예금주여서 이 돈을 찾지 못하면 채무 불이행과 직원 봉급 미지급 사태가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일부 예금주들이 이 은행의 매각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에 대비해 이 은행에 예치한 자금을 45% 할인된 가격에 서둘러 매각하려고 한다. 자금난을 우려한 스타트업들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예금을 팔아 기업 운영 자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이들 매체가 전했다. 미국 정부가 SVB 은행에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음에 따라 일부 예금주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파산 플랫폼 기업인 체로키 에쿼지션에 따르면 SVB 은행 예탁금 중에서 비보험 예금을 1달러당 55~65센트에 매각하려는 매도 주문이 나오고 있다. FT는 일부 예금주는 1달러당 70~75센트에 팔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이 은행의 비보험 예금의 회수율(recovery rate)을 80~90%로 평가했다.

이 은행에 자금이 묶인 기업들은 무엇보다 직원 봉급을 줄 수가 없는 상태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적했다. 이 매체는 만약 13일까지 이 은행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 은행 예금의 할인율이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이 은행의 비보험 예금은 1510억 달러(약 200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SVB 은행의 예금이 장기간 동결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다른 은행에서도 뱅크런 사태가 꼬리를 물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WSJ이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재무부가 예금 보험 대상이 아닌 모든 SVB 예금 보호 대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 연준, FDIC 등이 모든 비보험 예금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찾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특정 은행의 파산이 광범위한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때는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비보험 예금도 보호할 수 있도록 연방 예금보험법에 명기돼 있다.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연준 이사회와 FDIC 이사회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시스템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점에 동의해야 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