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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투 격화 자포리자 원전 '핵 재앙' 위험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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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투 격화 자포리자 원전 '핵 재앙' 위험 고조"

영국 매체 미러, 핵 탐지 전문가 인터뷰

 2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아브디브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중에 경찰이 무너진 건물 근처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2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아브디브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중에 경찰이 무너진 건물 근처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병사들이 유럽에서 가장 큰 시설인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서 포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재난 발생 시 대륙 전체를 방사선으로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방사능 시설을 폭격 하면서 지난 12개월 동안 ‘핵 재앙’의 위험이 급증했다는 핵 탐지 전문가의 주장이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 미러는 아르납 바수( Arnab Basu) 핵 탐지 장비 전문기업 크로멕 그룹(Kromek Group)의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를 갖고 자포리자 원전의 ‘멜트다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멜트다운’은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정지되어 내부의 열이 이상 상승하여 연료인 우라늄을 용해함으로써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발생했다.

바수 CEO는 인터뷰에서 “발전소의 송전 케이블이 여러 번 끊어져 요원들이 비상 디젤 발전기로 전력을 전환해야 했고 ‘멜트다운’ 가능성이 높아졌다”라며 “발전소의 전원이 완전히 차단되면 체르노빌에 버금가는 치명적인 핵 재해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히 극단적으로 취급될 수 있다. 갑자기 전원을 차단하고 예비 발전기가 모두 끊어지면 결국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수 CEO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즉시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싸움을 중단해야 하며 그것을 중단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영국, 유럽, 우크라이나가 핵 사고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사람들을 교육하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4년에서 1980년 사이에 진행된 민방위 캠페인으로 진행한 ‘보호 및 생존’을 예로 들며 핵 공격이 발생할 경우 대중에게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조언했다.

그러면서 바수 CEO는 ”우리가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영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된 캠페인을 모델로 하여 핵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9월에도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차단하고 ‘냉온정지’(cold shutdown)에 돌입한 적이 있다. 냉온 정지 상태란 원자로 온도가 100도 미만으로 유지되는 안정 상태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점령의 위험성을 성토하며 즉각적인 철수를 거듭 국제사회 앞에서 촉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 근처의 드니프로 수력발전소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만나 "러시아 병력 및 인력의 즉각적인 자포리자 원전 및 인근 지역 철수 없이는 핵 안전과 안보를 복원하려는 그 어떠한 구상도 실패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 점령군이 원전 수칙을 무시하고 기술적 문제에 개입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