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동부·서부 지역 중산층 기준 가장 높아

흔히 ‘중산층’이란 재산이나 생활 수준이 중간에 속하는 사회 계층을 말한다.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많은 국가들이 중산층을 두텁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중산층의 범위를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2021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분히 주관적이기도 하다.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 가운데 약 90%가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중산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산층의 기준이 지역별로 약 15만달러(약 2억원)에 달하는 편차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지역과 가장 높은 지역을 비교한 결과 격차가 이만큼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중산층의 상하 격차가 이 정도로 크다는 것은 물가도 그에 비례해 지역별로 격차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메릴랜드주 중산층은 ‘2억4000만원’…미시시피주는 ‘4400만원’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의 금융기술업체 스마트에셋이 미 인구조사국의 최근 집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국 전체 50개주에 걸쳐 100개 도시를 대상으로 중산층 기준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기준은 중위 가구소득을 적용했다.
그 결과 중산층의 기준이 높은 지역은 미국 북동부에 가장 많이 몰려있고 그 다음으로 미국 서부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꾸로 말하면 중부와 남부지역의 중산층 기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뜻이다. 미국 북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살면 그만큼 중산층의 반열에 오르는 일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중산층 기준이 가장 높은 지역은 메릴랜드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랜드주의 중위 가구소득은 18만406달러(약 2억4000만원)였다. 이 지역에서는 가구소득이 이 정도는 돼야 중산층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밖에 워싱턴DC, 뉴햄프셔주, 매사추세츠주, 뉴저지주가 중산층의 기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음으로 기준이 높은 지역은 16만9814달러(약 2억2700만원)를 기록한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하와이주, 워싱턴주 등 서부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기준이 가장 낮은 곳은 남부 미시시피주로 나타났다. 미시시피주에서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중위 가구소득은 3만2640달러(약 4400만원) 수준이었다. 가장 기준이 높은 메릴랜드주와 비교하면 거의 15만달러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미시시피주 다음으로는 역시 남부에 위치한 루이지애나주, 동부에 있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기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중에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가 가장 높아
도시별로 비교한 결과에서는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대도시들의 중산층 기준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리몬트,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4곳이 최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1위를 차지한 프리몬트의 경우 중위 가구소득이 15만5968달러(약 2억원)는 돼야 중산층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산층 기준이 가장 낮은 도시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뉴욕주 버팔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꼴찌를 기록한 클리블랜드에서는 중위 가구소득이 3만6140달러(약 4800만원)면 중산층으로 분류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