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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양안전쟁' 피해 대만·중국만의 문제 아니다…세계 경제는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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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양안전쟁' 피해 대만·중국만의 문제 아니다…세계 경제는 '재앙'

전문가들, 세계 무역 2조6000억달러 손실 예상
파생 손실 상상 초월…"평화공존 구축" 주장 제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세계 경제에 2조600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힐 것으로 추정다. 사진은 중국 인민 해방군의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세계 경제에 2조600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힐 것으로 추정다. 사진은 중국 인민 해방군의 모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에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의 제임스 클레벌리 전 외무장관은 지난달 대만 전쟁이 세계 무역을 방해하고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에 자유로운 국가는 없으며 세계 무역에 2조6000억 달러 손실을 예상했다.

미국의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 정보국장도 이달 초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만 전쟁 발발시 1조 달러의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주장은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이달 중순 대만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트러스 전 총리는 대만 정부 지원 싱크탱크인 '프로스펙트' 재단의 초청을 받아 오는 17일 타이베이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그녀는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등불이다. 중국의 공격적 행동과 미사여구 앞에서 대만 국민과 연대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해 자유 진영의 결집을 강조했다.

반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국제체제에 재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거의 100번에 가까운 중국 방문을 통해 역대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긍정적 정책을 추구하도록 장려해 왔다. 그는 전쟁의 피해를 말하면서 대립보다 대화를 통해 평화공존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피해를 초래, 전쟁은 막자


세계 상품 무역 가치는 작년 25조3000억 달러였다. 서비스 무역 가치는 작년 6조8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서 단순히 1조나 2조6000억 달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파생되는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2조6000억 달러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경제체인 인도의 GDP보다 많다. 그것은 또한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의 GDP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엄청난 소용돌이 그 자체라는 말이다.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 기지이기 때문에 손상이 발생하면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서방 정부는 침공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 제재를 가하거나 일부 무역 및 금융 관계를 단절하는 등 러시아에 대해 취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제재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며, 세계 공장으로 알려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중단하면 글로벌 가격의 추가 상승뿐만 아니라 부족으로 이어진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의약품에서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공급 충격을 받게 된다. 이는 전 세계에 중국의 제조 위상을 보여줄 것이다.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 산업이다.

대만은 전 세계 칩의 약 60%와 고급 칩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TSMC는 절대적 생산자이다. 이 공급망이 중단되면 재고 부족으로 모든 전자기기나 생활필수품에 치질이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도 문제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생산 지연과 인플레이션을 겪은 바 있는데, 대만의 공급 차질은 자동차 산업의 운전자 보조 및 자율 주행 기술 개발을 둔화시킬 수 있다. 또한 지정학적 위기는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공급을 위협할 수도 있다.

국제 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은 서구 제조업과의 긴밀한 통합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으며, 중국은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인 리튬 및 코발트 정제 용량의 50-70%를 통제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중국 전기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조금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유럽과 미국 자동차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면 중국의 전기 자동차 산업은 서방 국가들의 경제적 보복에 직면할 수 있다.

2022년 중국은 68만 대의 전기차를 수출하여 세계 최대의 전기차 수출국이 되었다. 2025년에는 1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길이 막히면 중국도 세계도 모두 손실이다. 탈탄소 움직임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중국이 전범 국가가 되면 수출입에서 규제를 받게 된다. 러시아처럼 무역 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 필수 생필품이나 식량, 군수물자 외에는 수출입이 가능하겠지만 전쟁이 바다에서 발생하면 바닷길이 막힐 수 있다.

2022년 중국의 세계와의 총 상품 무역은 6조2000억 달러였다. 세계 200개 이상 국가와 교역하고 있다. 여기에 큰 차질이 발생한다. 모든 물류가 왜곡되고 상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물류대란과 초인플레인션이 발생할 것이다. 이는 러시아와는 비교되지 않는 충격을 초래한다.

은행업도 대란을 겪게 된다. 금융 거점인 영국을 보자.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영국계 은행은 중국에 대해 약 2380억 달러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대만해협이 충돌한다면 영국의 대중국 대출은 회수 불능 압박을 받게 된다. 영국 은행들이 중국에 대한 제재로 중국 파트너에 대한 대출을 취소해야 할 수도 있고 서방 기업들은 결국 중국 투자를 몰수당할 수도 있다.

영국의 중국 내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135억 달러이다. 이 돈이 중국 통제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금융업을 하고 있는 HSBC는 중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170억 달러에 육박하는 투자를 하고 있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교육 부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2022년 중국에는 45만6000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었다. 전쟁이 발발할 시기에 유학생 규모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으나, 상당수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귀국하려고 할 것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중국 유학생들도 귀국하려고 할 것인데, 2022년 중국의 유학생 수는 67만4000명으로 이들이 일시에 상당수가 귀국할 경우 외국의 대학과 기숙사, 인접한 부동산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너무나 많다. 따라서 전쟁은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소수 의사결정권자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이 발발하면 그 피해는 결국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