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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한국에 우크라이나 탄약 공급 요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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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U, 한국에 우크라이나 탄약 공급 요구할까?

EU가 우크라이나에 보내줄 것을 요청한 한국산 탄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EU가 우크라이나에 보내줄 것을 요청한 한국산 탄약. 사진=로이터
샤를 미셸 EU 집행위원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5월 말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EU는 한국에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공급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EU 관계자는 한국이 탄약과 기타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유라티브가 보도했다.

두 EU 정상은 오는 5월 22일 서울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만나 한-EU 정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탄약이 왜 문제인가?


우크라이나는 매일 수천 발의 포탄을 사용하고 있으며, 재고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직접 교전에 앞서 원거리에서 러시아군을 타격하고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이탈하도록 하려면 포 사격이 많을 수밖에 없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지원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만큼의 탄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나토와 미국도 자체적으로 탄약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는 남동부에서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며 탄약 부족 문제가 이슈였다.

우크라이나의 EU 동맹국들은 자체 탄약 공장이 생산량을 늘리는 데 몇 달 이상 걸릴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자유 진영 내에서 단기간에 탄약을 제공할 능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지난 15개월 동안 EU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략 물자를 제공해 재고가 부족한 상태다. 재고 보충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직접 공급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한국의 탄약 지원을 바라고 있다.

미국은 한미연합훈련과 주한미군 사령부를 통해 한국의 탄약 물자 재고와 생산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위치에 있어 이런 정보를 EU와 공유했다.

또한, 한국산 탄약은 나토 기준에 부합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장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 지원을 꺼리는 배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선뜻 지원하지 못하는 것은 법적인 측면, 외교안보적 측면, 국내 여론 측면이 함께 작용한다.

법적으로 한국은 전쟁 중인 국가에 탄약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무기 수출을 규정하는 조약인 ‘무기거래조약’(ATT)에 가입되어 있다. ATT는 무기 수출이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고, 인권을 존중하는지를 고려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이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수출하면 분쟁을 키울 수도 있다.

다음은 외교안보적 측면이다. 러시아와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에 자동차, 전자제품, 반도체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한국에 천연가스와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수출하면 러시아와 경제적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이미 러시아는 경제적 보복과 함께 무기를 지원하면 북한에 최신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엄포를 한 바 있다.

중국도 덩달아 암묵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대만 사태에 대비해 미리 한국의 개입을 막으려는 시도이다.

끝으로 국내 여론도 문제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굳이 유럽에서 발생한 전쟁 문제에 가담해 피해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미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그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EU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 제공을 꺼리는 이런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또 다른 옵션은 한국이 EU 회원국에 장비를 판매하고 예를 들어 폴란드가 한 것처럼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기증하는 것은 가능하다.

EU는 미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공개적으로는 아니지만 이미 한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고, 미국은 한국의 군사 동맹국이고 EU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EU를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월 서울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 침략 하에서 이들에 저항하고 이들을 격퇴하려면 탄약과 무기가 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모두 한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인도를 요청했다. 한국이 움직이려면 미국이 한국에 대한 안전보장과 중국과 러시아의 보복에 대해 안전장치 역할을 해 줄 것을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