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통화 투자 의견, '비중 축소'에서 두 단계 상향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의 전략가들은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아시아 통화에 대한 투자 의견을 종전의 ‘비중 축소’에서 ‘비중 확대’로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교역국들을 대상으로 가파른 관세 인상을 발표하자 고객들에게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에 베팅하라"는 거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당시 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발표한, 이른바 ‘해방기념일’에 투자자들에게 신흥국 통화에 대한 비중을 줄이도록 권고했다.
이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 JP모건은 대다수 신흥국 통화가 대체로 견고한 흐름을 보이자, 기존의 입장을 바꿨다. 은행은 "우리의 ‘비중 축소’ 전략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신흥국 통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대규모 관세 인상을 발표한 뒤 대만 달러화가 신흥국 통화의 상승을 주도하면서 대다수 신흥국 통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대만 달러는 지난달 2일 이후 지난 8일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9.6% 상승했다. 이어 한국 원화도 달러 대비 4.8% 절상됐고 멕시코 페소(4.2%), 체코 크로나(4.2%), 태국 바트(3.9%) 및 말레이시아 링깃(3.7%)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JP모건뿐만 아니라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지난달 초 무역 전쟁으로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으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전망이 모두 빗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로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4월2일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통화 지수는 3% 상승했다. 대만 달러와 한국 원화 강세가 지수 상승의 견인차가 됐다. 특히 대만 달러화는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1980년대 후반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외환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JP모건은 아시아 통화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하면서 말레이시아 링깃 등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했다. 은행은 중국 위안화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