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민이 꼽은,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정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민 10명 가운데 2명꼴로 미국 정부를 최대 문제로 꼽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미국민은 미국 정부 다음으로 미국 경제와 이민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물가도 세 번째 문제로 지적됐다.
◇미국 사회에 대한 미국민 만족도 역대급 하락

갤럽에 따르면 미국 사회가 현재 전반적으로 굴러가는 것에 대해 만족도를 물은 결과 만족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1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2020년 초 실시한 조사에서 약 45%에 달했던 만족도가 18%로 급락한 셈이다. 갤럽이 지난 1979년부터 현재까지 실시한 이 주제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평균 만족도 35%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기도 하다.
이른바 닷컴 열풍으로 만족도가 최고 기록인 71%에 달한 지난 1999년은 물론이고 지난 2008년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만족도가 7%로 곤두박질친 경우를 제외하면 미국민의 미국 사회에 대한 만족도가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적 성향별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만족도가 33%로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의 4%보다 8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민이 생각하는 최대 문제 ‘정부>경제>이민’ 순
미국 사회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9%가 ‘미국 정부’를 지목했고, ‘경제 문제’와 ‘이민 문제’가 모두 13%로 그 뒤를 이었다.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10%로 4위를 기록했고, 총기 난사 사고를 비롯한 높은 범죄율이 6%로 5위, 미 연방정부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와 총기 규제 문제가 공히 5%로 그다음 순이었다.
이 밖에 응답자의 3%가 △국론 분열 문제 △도덕적 타락 △사법제도의 문제 △노숙인 문제를 비롯한 빈곤 문제 △건강보험제도 △인종차별 문제를 미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봤고, 응답자의 2%는 △낙태를 둘러싼 논란 △서로에 대한 신뢰 부족 △교육 문제 △에너지 위기 △기후변화 △빈부 격차 △언론계를 미국 사회의 큰 문제로 꼽았다.
갤럽은 “과거 조사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이점은 이민 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꼽은 응답자 비율이 전달의 8%에서 13%로 급증하고, 연방정부 재정적자 문제를 꼽은 비율이 2%에서 5%로 크게 늘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도입해 시행해왔던 이민자 신속 추방 정책인 ‘타이틀42’를 지난달 11일 종료시킨 것과 미 연방정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은 것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