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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동남아시아의 폭염…체감온도 40도 넘는 날 2개월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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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동남아시아의 폭염…체감온도 40도 넘는 날 2개월째

동남아시아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동남아시아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4월부터 40도 이상의 습한 더위가 이어지면서 동남아시아가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7일(현지 시간) CNN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동남아시아 대륙에 속한 6개 국가 모두 매일 40도가 넘는 체감온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체감온도는 온도와 습도를 모두 고려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4월과 5월은 동남아시아에서 1년 중 가장 더운 달로 알려져 있다. 몬순 비가 내리기 전 기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관광지로 유명한 태국과 베트남을 포함해 대부분 동남아 국가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까지 기온이 상승했다.

태국은 4월 한 달 동안 20일, 5월에는 최소 10일 동안 체감온도가 46도에 육박했다. 이 정도 기온에서는 열스트레스가 극심해져 폭염에 익숙한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들도 생명에 위협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다른 나라들 역시 마찬가지다.

5월 평균기온이 32도였던 베트남은 6월 1일 43.8도를 기록해 역사상 가장 더운 6월을 보내고 있다.
미얀마는 5월 14일 태풍 모차(Mocha)가 상륙하면서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졌지만 그 전까지 심각한 폭염을 겪었다.

세계기상기여조직(WWA)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폭염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사실상 일어나지 않았을 200년 만에 한 번 있을 만한 사건이라고 발표했다.

WWA는 이번 동남아시아의 폭염으로 인해 병원 입원환자가 급증하고 도로가 파손되거나 화재가 발생하고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연구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체감온도가 2도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자카리야 WWA 보고서 저자는 "대기가 따뜻해질수록 수분을 더 많이 포함할 수 있어 습한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온도가 2도 높아지면 이러한 습한 폭염이 10배나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유엔의 인간과 기후변화 전망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 같은 속도로 계속 증가한다면 향후 20년 안에 태국에서는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100만 명당 30명, 2100년에는 100만 명당 130명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에 따르면 미얀마의 경우 사망자 수는 100만 명당 30명으로 2100년에는 52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는 각각 40명, 270명으로 예측된다.

한편 극심한 기온 이상은 빈곤층과 취약계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 심각한 폭염은 주로 극도로 덥고 습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나 적절한 의료 서비스와 냉방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소외된 사회 구성원들에게 위험을 초래한다.

지난 4월 말 태국 보건당국은 방콕과 전국 여러 지역에 폭염 경보를 발령하고 사람들이 실내에 머물도록 열사병 위험에 대해 경고했지만 노동자들에게는 그런 선택권이 없다.

CNN에 따르면 태국의 건설 노동자들은 지붕과 벽이 골판지로 되어있어 열을 거의 막아주지 못하는 숙소에서 생활한다. 에어컨이 있는 방은 사치다.

차야 와단나푸티 WWA 보고서 저자는 "직업, 연령, 건강 상태 및 장애, 의료 서비스 접근성, 사회경제적 지위, 심지어 성별까지 이 모든 요인이 사람들을 폭염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 위험에 대해 더 취약한 인구를 보호할 수 있는 국제적인 계획과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