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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외 투자유치 '지지부진'…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 꽉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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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외 투자유치 '지지부진'…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 꽉막혔다

480억달러 규모 신수도 누산타라 조성 난항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새로운 수도가 건설될 누산타라를 방문해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왼쪽)이 새로운 수도가 건설될 누산타라를 방문해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가 2019년 새로운 수도인 누산타라 건설을 발표하고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금 조달을 모색하고 있지만, 투자자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아 추진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9년 8월 대국민 연설에서 수도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의회도 수도를 현재 자바섬의 자카르타에서 북쪽에 위치한 보르네오섬의 이스트 칼리만탄으로 옮기는 법안을 처리하며 이를 지지했다.
인도네시아가 수도 이전을 결정한 이유는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약 57%가 몰려 경제력 편중 현상도 심각해서이다. 특히 자카르타의 경우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 급증 등 영향으로 매년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아 자카르타 전체 면적의 40%가 해수면에 비해 낮다. 이는 해일 등에서 수도가 침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초래했다.

또한, 자카르타가 너무 한 쪽에 치우쳐 있어 태평양에 넓게 펼쳐진 국토를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불리한 측면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도 이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해외 투자금을 모으는 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자본 유치 노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480억 달러 규모의 새 수도인 누산타라 조성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를 직접 만나고 있다.

거의 26만 헥타르에 달하는 녹색 스마트 도시를 보르네오 동부 칼리만탄 주에 건설하려고 한다. 정부가 프로젝트 비용의 20%를, 나머지는 민간에서 자금을 마련하려는 구상이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감세를 선언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새로운 인센티브를 공개했다. 향후 10년에서 30년 동안 최소 1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일부 부문의 기업에 대해 법인세가 폐지된다. 파격적이다.

누산타라로 본사를 이전하는 외국 기업과 특구에 설립하는 금융회사도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연구 개발 비용은 세금 공제가 가능하고 자본재에 대한 수입세는 면제된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긴 95년 동안 토지 권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도시에서 거주하고 일하는 사람들도 소득세가 면제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담한 계획을 위한 자금 확보는 아직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수도 건설의 위험이 매우 높다고 말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위도도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가 2024년에 끝난 후 프로젝트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일본, 이란, 캐나다, 독일,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 투자를 제안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조코위 대통령과 인도네시아의 자원을 고려해 실제 투자로 연결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싱가포르 투자자들이 현장을 방문했지만, 공식적이고 확정된 투자로 계약이 체결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투자 약속 사례도 있다. 호주다. 앨버니지 총리는 2022년 6월에 자바에서 조코위 대통령을 만나 500만 달러 투자 약속의 일환으로 “깨끗하고 친환경이며, 첨단 기술 도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호주의 전문 기술자를 제공하기로 했다.

호주는 중국이라는 권위주의 정권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는 데 있어 인도네시아가 지극히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안보적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호주는 최근 조코위 대통령의 호주 답방에 맞춰 새로운 수도를 개발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 및 지방 정부 행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인도네시아는 호주의 민간 부문과 호주 수도청이 누산타라 수도와 협력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


그러나 해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에서 주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로젝트가 완료될 것인지 아니면 내년 새로운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선출되면 포기할 것인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인도네시아가 필요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프로젝트”라고 말한다.

인도네시아는 실제 아무것도 없는 빈 땅에 도시를 건설한 경험이 없다.

지난해 당초 유력했던 주요 투자자인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이 프로젝트에서 손을 뗀 결과 인도네시아는 다른 곳에서 자금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소프트뱅크는 킨지에 투자 가능성을 묻고 사우디아라비아 펀드와 호주의 기업이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당초 4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지만, 주민 반대와 인프라 부족,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을 이유로 투자 약속을 철회했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최대 6만 명의 사람들이 자카르타에서 새로운 수도로 이주하기를 원하지만, 여전히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가 남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20%만 투자한다는 것이다. 80%를 투자해야 하는 민간에게는 실패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고 수익성도 도전을 유인할 정도로 크지 않다.

특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조코 위도도 임기 이후에도 이 프로젝트가 존속될 것인지를 보고 나서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프로젝트가 내년 2월 선거에 이어 2024년 10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이 시업이 계속될지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